12월18일인 어제 눈이 많이 와 세상이 하얗게 되었다. 19일 새벽에도 눈이 왔다고 한다. 하얀산을 가보고 싶어 집을 나섰다. 산속의 하얀세상은 얼마나 하얄까? 또한, 눈속 한라산 산행을 대비한 것이기도 하다.
코스는 직동공원 - 사패산 - 원각사 - 북한산둘레길 산너머길 - 안골길. (거리 : 약 14km)
눈길과 언길에 아이젠과 스틱은 천하무적...
산에는 아무것도 버리지 말자...
오늘 등산은 눈길산행으로 안전하게 다녀오기 위한 장비에 촛점을 맞췄다. 아이젠, 스패츠 등 장비점검을 아파트정자에서 마치고 호원직동공원입구에서 10시28분에 산행을 시작했다.
직동공원에는 언덕이 있어 눈이 오면 이곳에서 눈썰매를 타는 아이들이 종종있다. 여기 정도의 경사이면 거리도 어느정도되니 탈 수 있겠지만 오르내리는 사람들은 조심해야 한다.
어제보단 오늘이 덜 추운것 같다. 하지만 나는 산속의 날씨는 더 추울거 같아 두툼한 옷을 준비했다. 장갑은 겨울등산장갑을 착용했다. 어제 무등산을 다녀온 진오씨가 얇은 장갑을 가져갔다가 손가락이 얼어 지금도 아프다고 한다. 지인에게서 이러한 정보를 얻어 옷과 장갑을 철저히 준비했다.
호원직동공원 입구다. 경사가 참 아름답게 져서 푸대자루 하나면 즐거울 것 같다...
호암사 가는 삼거리다. 여기서 호암사까지는 0.8km 정도 아스팔트길을 쭈욱 올라가야 한다.
호암사 오르는 아스팔트 길은 햇볕에 노출되는 곳이고 염화칼슘을 뿌려놓아 눈이 많이 녹아 있어 아이젠을 착용한 발은 조금 불편하긴 했다.
우측이 호암사, 좌측 계단길이 본격 등산로이다. 이길로 200m 정도가면 범골능선에 도착한다. 아이젠 착용은 여기서부터 하면 좋을 것 같다. 나는 이미 착용하고 올라왔지만...
범골능선까지 가파른 길이 계속된다. 이 길은 목재로 계단을 만들어 놓은 길이다... 오르는 길보다 내려오는 길이 더 위험해 힘들것이다.
나무계단이 끝나면 불규칙한 오름길이 시작된다. 아이젠과 스틱의 역할이 더 커지는 곳이다..
호암사부터 가파른 길을 오르면 범골능선에 당도한다. 여기서 부턴 사패산까지 힘든 오르막은 없으나 눈길이라 미끄럼을 조심하면서 올라야 한다...
여긴 내가 올때마다 사진찍는 단골장소다. 최초 쇠바의 길이 나온다. 쇠바길이 양쪽으로 있어 우측통행하면 되는데 가끔 반대로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범골능선 첫번째 봉우리에서 찍은 의정부시 전경이다...
범골능선 첫번째 봉우리에서 찍은 능선길과 아래 호원동 지역 모습이다. 오늘은 곰탕날씨가 아니라서 그나마 전경을카메라에 담을 수가 있었다.
내가 알기론 보이는 산이 불곡산과 임꺽정봉이 아닌가싶다.. 양주에 있는데 생김새가 그렇게 보인다.
연결된 능선이 나온다. 이제 조금만 가면 사패능선에 도착한다.
평소 이 길은 그리 어려운 길이 아닌데 바위에 눈이 쌓여서 미끄럼을 주의해야 한다. 아이젠을 착용하면 아주 편히 걸어갈 수가 있다...
직동공원에서 3.4km지점 1시간 20분만에 도착한 사패능선이다. 좌측으로는 포대능선과 자운봉 가는길, 우측은 사패산 가는길. 나는 사패산으로 간다. 약 0.6km 더 가면 사패산 정상이다.
사패산 삼거리의 이정표다. 국립공원은 대부분 이정표가 잘되어 있다.
사패능선도 오르내림길이 있다... 아이젠을 꼭 착용해야 한다. 오늘 등산객들을 보면 미착용자가 1/3은 되는 것 같다.
사패산에 오면 내가 찍는 포토포인트에서 사패산을 향해 한 컷 날렸다...
사패산 도착전 원각사 가는 삼거리. 나는 사패산방향이다... 원각사는 사패산 다녀온 후 내려갈 길이다...
사패산 바로 직전. 여기서 오르는 곳은 두 곳이 있다. 좌측은 쇠바를 잡고 오르는 길, 우측으로 가면 수월하진 않지만 쇠바를 잡고 오를 수 있다..
좌측 길은 평소 다니는 길이지만 지금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어 나는 우측길을 선택했다.
사패산에 오르면 도봉산능선의 마지막 봉우리답게 곰탕날씨가 아닌한 가슴 탁 트이는 전경을 제공한다. 수락산의 모습이 사진속에 담겼다...
사패산에서 바라본 도봉산 봉우리와 저 멀리 백운대가 보인다.
확대하면 오봉정상과 오봉, 더 멀리 백운대와 인수봉, 만경대가 보인다... 조금만 더 맑았으면 파란 하늘과 봉우리가 깨끗하게 보였을텐데 나름 아쉽긴 하다...
여기서 셀카 하나... 생각보다 춥지않아 배낭속에 넣어둔 옷을 커낼필요가 없었다... 배낭속에 준비된 보온용품은 패딩잠바, 롱패딩잠바, 모자, 언더티다. 덕분에 가방은 커졌다...
사진을 부탁했더니 여러번 찍어준다... 사진을 잘 찍어주었다.. 사패산의 장점 도봉산 줄기를 배경으로 멋진모습을 담을 수 있다.
사패산에서 내려와 1차 점심할 곳을 정했다... 자리를 깔고 점심 준비중이다.
1차 점심은 일단 아내표 커피, 컵라면, 누룽지, 다시 커피순으로 코스식사를 한다. 마지막은 남은 뜨거운 물 1잔.... 이렇게 점심을 마치고 일어나는데 근처에서 차를 마시던 등산객 중 일행 한 명이 종이컵을 아래로 던진다. 함께 온 다른사람이 뭐라하는 것이 들렸다... 던진사람은 다 썩으니 괜찮다고 하는데, 그건 아니다. 언제 썩을지 알 수 없다...
아직도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이 있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쓰레기 버리는 사람 마음속엔 무엇이 들어있을까 궁금하다...
원각사 방향 하산길이다. 내가 처음 가는 길이다.. 급경사이긴 하나 아이젠과 스틱으로 무장했더니 크게 어려움은 없었다. 거리가 짧은 대신 초반 경사가 심하다...
원각사 하산길...
내려온 길을 잠시 뒤돌아 보았다...
급경사지역이 한동안 계속 되었으나, 거리는 짧았고 곧 원각사가 나타났다...
원각사다... 눈길을 쓸고 있는 분들 두분을 만났다...
원각사를 지나니 눈이 치워져 있어 아이젠이 불편하긴했다.. 귀찮아서 빼지 않고 그냥 갔다. 곧 둘레길로 접어들텐데 빼고 끼우는 것이 귀찮았다...
드디어 산너머길, 사진에 보이는 산너머길은 햇볕이 드는 곳이라 눈이 별로 안보인다... 아이젠을 착용한채 그대로 이동을 했다... 여기까지 미끄럼 한 번 없이 잘 가고 있다... 여기까지가 출발기점부터 약 5.9km 정도 된다..
북한산 둘레길 산너머길은 둘레길 중에서 코스가 가장 험난한 곳에 들어간다. 그냥 산행길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다...
산너머길을 가며 사패산을 다른방향에서 바라봤다... 또 다른 새로움이다...
산너머길의 모습이 이렇다. 볕이 덜 드는 곳은 눈과 낙엽 쌓인 길이 기다리고 있다.
계속되는 눈길에서 한장 셀카...
의외로 길게 느껴진다. 그만큼 힘들어서겠지만 산너머길이 짧은 거리는 아니다... 산너머길만 약 3km 정도된다...
사패산을 또 다른 방향에서 바라보았다...
사패산정상을 산너머길에서 또 바라본다. 나뭇가지들이 가로막고 있어 겨울철에나 이렇게라도 볼 수 있다.
사패산의 높은 언덕이 최소 2번은 있다... 특히, 눈이 온 후는 눈이 잘 녹지 않아 주의를 요한다.
발이 빠질정도의 눈길이 있다...
이번엔 오른발이 빠진다... 산길에서 아이젠을 착용한 발밑에 눈과 낙엽이 붙어 걸으며 털어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자주 털어줘야겠다...
또 다시 산너머길에 있는 언덕이다...
산너머길에 있는 망루데크에 있는 의정부 안내도다...
정가운데 쯤 수락산의 도정봉이 보인다...
망루에서 의정부 시내와 불곡산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이 사진은 셀카다. 집게가 잘 보인다. 집게는 산쓰3줍에 활용한다. 오늘은 쓰레기가 눈속에 묻혀 별로 활용을 못했다... 들고 있는 까만봉지가 오늘의 쓰레기를 담은 봉지다.
저 아래 다리건너가 안골길 시작이다. 우측은 성불사와 사패산가는 길이고 좌측은 안골길로 가는 길이다.
여기서 나는 좌측으로 간다...
안골길 입구에서 조금 내려가 오늘의 장비 아이젠과 스패츠를 벗었다.
앗 그런데 장갑 한짝이 없다... 내 몸을 다 수색해봤지만 없다. 하는 수 없이 왔던 길을 되돌아 가며 찾아봤다.
안골길 입구 다리에서 다리밑으로 떨어질락말락하고 있는 장갑을 찾았다... 집사람이 사준 소중한 장갑인데 이렇게라도 다시 찾게되어 기뻤다...
그러나 산속 눈길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안골계곡길에서 둘레길 안골길로 접어들자마자 눈길이 시작되었다. 여기서 아이젠은 다시 착용하지 않았다. 천천히 올랐다...
역시나 쓰레기는 보였다... 산쓰3줍을 멈출 수 없는 이유다...
안골길 가던 중 축구장 옆에 있는 벤치에서 2차 점심을 시작했다.. 2차 점심은 아내표 미수가루다. 우유 두팩과 잘 섞어서 마시면 된다... 그리고 커피 한잔, 거기에 남은 뜨거운물...
나는 산에서 점심을 두번에 나눠 먹는다... 먹는 시간이 근력을 잠시 쉬게 해주는 시간이기도 하다...
우측의 언덕은 호암사가는 길이고 정면으로 가면 안골길 마지막 산길이 나오고 좌측길은 직동공원으로 가는 토끼굴이 기다리고 있다. 난 토끼굴로 들어간다.
여기는 직동공원 경사길이다. 여기서 눈썰매를 타는 아이들이 있다. 올라오는 사람과 부딪힐 수도 있겠다...
출발당시엔 눈이 바닥에 쌓여 있었는데 많이 녹았다. 이쪽은 햇볕이 잘 비치는 곳이다. 정면이 오늘의 시작점이자 도착점이다... 14km정도의 산행을 했다. 이렇게 한라산 눈길 연습산행을 마쳤다...
* 산행을 마치고 ...
겨울 눈속산행은 안전을 위해 아이젠과 스틱은 필수품이다. 이번 산행도 그렇지만 기본적인 산행안전수칙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나도 안전산행을 하기전엔 장비를 갖추지 않았었다. 눈이 많을땐 스패츠(각반)를 착용하는 것도 좋다. 오늘 스패츠를 착용하니 등산화 안으로 이물질이 들어오지 않고 바지 아래단도 깨끗이 보존할 수 있었다.
지금껏 등산하며 쓰레기를 당당하게 버리는 사람을 본 적이 없었다. 오늘 처음으로 보았다. 어떻게 쓰레기를 버리고도 저리 당당할 수 있을까... 최소한 자연에게 예의는 갖추었으면 좋겠다.
22년 1월 5일 눈속의 한라산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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