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완전 굴복, 나나영초 - 태백산 눈 산행 : [안전산행 184]250131, 산쓰3줍
태백산의 눈산행을 작년부터 기다려 왔다. 혼자서 태백까지 오기에는 넘넘 비효율적이라 고민을 하다가 가족과 함께 태백산에 와서 산행을 하게 되었다.
더구나 고교동문 산행이 다음주 일요일에 태백산으로 예정되어 있다. 코스는 완전 같지 않지만 하산코스는 같다.
*** 산행코스 : 당골탐방지원센터 - 당골광장 - 문수봉 - 부쇠봉 - 천제단 - 장군봉(1,567m) - 반재 - 당골광장 - 당골탐방센터
태백산에 대해 먼저 알아보았다.
*** 태백산에 대하여 태백산은 백두대간의 중앙부에 솟아 있는 민족의 영산이며, 한강과 낙동강, 삼척의 오십천이 발원하는 한반도 이남의 젖줄이 되는 뿌리산이다. 태백산은 천제단이 있는 영봉(1,560m)을 중심으로 북쪽에 장군봉(1567m) 동쪽에 문수봉(1,517m), 영봉과 문수봉사이의 부쇠봉(1,546m) 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최고봉은 함백산(1,572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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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당골탐방지원센터까지 차량으로 올라오기가 쉽지 않았다. 당골탐방지원센터가 오늘의 출발장소다. 막내가 왠일로 사진을 함께 찍자고 한다. 녀석이 덩치가 있어 내가 더욱 왜소해 보인다. 2세 하난 잘 키운 것 같다.
태백산에는 눈이 많을 것으로 예상해 앞선 산행처럼 등산화가 젖었던 것을 대비하기 위하여 등산화에 비닐을 씌웠다. 등산화가 젖으면 발이 시려워 산행이 쉽지 않다. 눈 길 위 인도를 올라가는데 미끄럽다.
나나영초의 등산화 보호방법을 잠시 소개하면, 먼저 등산화를 신고 비닐(집사람이 주방에서 쓰는 위생팩)을 등산화에 씌운 후 스패츠를 착용한다. 그리고 나서 아이젠을 잘 신는다. 이러면 끝이다. 좀 원시적이긴 하지만 등산화가 젖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나나영초의 생각이다.
석탄박물관을 지나 조금 더 가면 당골 광장이다. 당골광장엔 눈을 크게 쌓아 놓았다. '태백산 눈축제 개최장소'라고 안내되어 있다. 2월7일부터 2월16일까지 진행된다고 한다.
나나영초는 당골광장 왼쪽 제당골 방향으로 올라갔으나,
사유지라며 출입을 금한다는 현수막이 붙어 있어, 문은 열려 있지만 들어가지 않고 다시 내려와 당골계곡방향으로 등산을 시작했다. 문수봉을 등산하기엔 이 방향이 괜찮은데 아쉽다. 나나영초는 이렇게 말을 잘 듣는다.
문에 붙어있는 알림판을 확대했다. 나나영초처럼 길을 잘 못들어 다시 내려가는 일은 없어야 겠다.
당골광장을 돌아서 가면 등산로가 나온다. 이쪽은 당골계곡이다.
'등 태백산', 태백산을 오르다 라는 7언절구 한시다. 맞나?
단군성전 입구다. 이 곳을 가보고 싶지만 지금은 산행이 우선이라 걍 패스한다.
단군성전에 대한 설명은 안내판으로 대신한다.
눈이 길에 쫘악 깔렸고 발자국으로 길이 만들어져 있다. 산행 시작부터 눈을 밟고 간다.
이정표가 나타나 지나온 거리와 남은 거리를 알려준다.
나나영초는 문수봉 방향으로 간다. 태백산 오를 때 일반적으로는 오른쪽 길 천제단 방향으로 간다.
오르면 오를수록 쌓인 눈의 높이가 높아진다. 찬바람도 함께 온다. 그래도 앞서 오르내린 등산객들의 고생으로 길이 만들어져 좀 낫다.
당골광장에서 2.3km 지점이다. 계곡길이라 눈이 더욱 많다.
이 영상은 30초짜리로 다소 지루할 수 있으니 바쁘신 분은 패스해도 괜찮다. 눈이 넘 많다.
눈의 높이가 이 정도다. 무릎 아래부분까지다. 등산화에 비닐봉지를 덮고 스패츠와 아이젠을 착용하여 등산화가 덜 젖고 있다.
조릿대 같은데, 한 겨울도 잘 살아있다.
이제 앞에 발자국도 보이지 않는다. 길에 눈이 더 쌓이고 있다. 내 발은 눈에 더 빠지고 있다.
여기서 커피 한잔 한다. 눈속의 커피 한잔, 뭐 낭만이 있어 보이지만 당시에는 춥고, 배고팠다.
와우, 처음으로 산행 중 사람을 본다. 하산하는 사람이다. 반가웠다. 나나영초와 대화 후 지나쳐 내려가는 등산객을 찍었다.
문수봉을 가려다 길이 보이지 않아 포기하고 하산하는 중이라 한다. 산에 와서 목적하는 곳에 당도하지 못하고 가는 것은 아쉬움이 크다. 그렇다고 눈을 헤쳐 가지 못하는 걸까?
발자국이 길이다. 당분간은 앞서 지나간 등산객의 내려온 발자국을 보고가면 된다. 문수봉까지 4.4km이나 이날 눈으로 걸은 거리가 1km 가까이 더 나왔다. 시간도 많이 지체되고 있다.
눈길은 여전히 힘들다. 체력소모가 다시 느껴져 오기 시작한다.
하산 중인 산행객이다. 대화 후 나나영초가 온 길로 내려가는 중이다. 저 분들 역시 문수봉 가려다 눈에 길이 없어져 갈 수 없어 하산 하는 중이라는 것이다. 그래도 그렇지 다가서 그냥 온다는 말인가? 나나영초는 이해할 수가 없다. 이따 확인 되겠지..
산에서 0.9km는 짧은 거리가 아니지만 눈길 오르막은 더욱 그렇다.
길이 잘 안보일 때는 나무 위에 있는 리본을 보고 가기도 한다. 하지만 리본이 많지 않다.
드디어 문수봉 삼거리다. 문수봉까지 400m 남았다. 찬바람이 세졌다.
허거걱, 눈이 많아도 너무 많다. 발자국도 1인분 뿐이다. 아이고 대다. 참고로 나나영초 폴은 4단이지만 저렇게 반이 빠진다.
문수봉까지 300m 남았다. 다만 눈길이 만만치 않다.
셀카를 찍으며 마음을 다시 잡는다. 가보자..
발이 푹푹 빠진다. 눈길 산행 실컷 즐긴다. 즐긴다고 힘이 안드는 것이 아니다. 영상에서 보이고 들리겠지만 한발 한발 떼는 것이 쉽지 않았다..
처량한 나나영초의 모습을 가린상태로 찍었다.
문수봉 가는 길이 안보인다. 이제 내가 러셀 해야할 판이다. *** 러셀 : 눈을 헤치고 가는 것(우리등산 용어)
이 자국은 나나영초가 러셀하다 포기한 모습이다. 한 발을 디뎠다가 다른 발을 다시 꺼내 디디기가 쉽지 않다. 평소 운동을 한다는 나나영초도 허벅지에 피로감이 오는 건 막을 수가 없다. 어떻게 해야하나 여기서 문수봉 약 200m를 남겨두고 고민한다. 앞서 만났던 등산객의 말이 떠오른다. 길이 없어 갈 수가 없었다고... 이제 이해가 된다. 러셀도 어느 정도지 이정도면 나나영초는 헤쳐 나갈 수가 없다.
지금이 11시20분이다. 여기까지 이정표(공식) 거리는 당골부터 약 4.2km 다. 나나영초는 당골탐방지원센터부터 여기까지 삼성헬쓰거리로 5.2km가 나왔다. 그만큼 다른 움직임이 많았다는 것이다.
이 모습은 누가 누은 모습이다. 발을 깊은 눈속에 넣고 중심을 못잡아 눈 위로 넘어 졌을 것이다.
눈물을 머금고 문수봉은 포기해야 했다. 사실 눈물은 흩날리며 내리는 가느다란 눈과 찬 바람 때문에 나온 것이다.
문수봉 삼거리에 도착했다. 오른쪽 길은 당골광장 가는 길이다. 나나영초는 천제단을 향하여 고고다.
제당골 사유지 출입금지에 대해 궁금증이 풀렸다. 이 안내 현수막을 왜 여기에만 설치하나 아래에도 설치했으면 대문까지 올라가지 않아도 되었을텐데... 물론 나나영초가 못보고 갔을 수도 있다.
눈의 깊이가 조금은 낮아졌다.
지금시각이 12시08분이다. 배가 서서히 고파지고 있다. 산에선 더구나 겨울날은 식사를 해야한다. 참으면 본인만 손해다.
그래서 식사하기 위해 길 옆에 눈을 치우고 의자를 놓았다. 눈의 높이를 이렇게 보니 엄청나다. 오늘도 따스한 컵라면을 먹었다. 그 외에 빵 등 이것 저것 많이 준비했다.
식사를 마치며 30여분에 걸쳐 휴식을 취하니 다시 힘이 난다. 천제단을 향해 출발한다.
부쇠봉은 여기서 왼쪽으로 들어간다. 이따 다시 나와 이 길로 갈 것이다.
태백산 전체가 흑백세상이다. 부쇠봉 가는 길이다. 전망대도 보인다. 전망은 그저 허옇다.
부쇠봉 가는 길도 눈으로 만만치 않다.
마침내 13시에 부쇠봉에 도착했다. 삼성헬쓰 거리는 7.5km다. 높이가 1,546m로 결코 낮지 않다.
깜딱이야. 나무 귀신인줄... '태백산을 지키는 나무'
부쇠봉에서 다시 빠져나와 길을 재촉한다. 눈은 여전했다.
천제단 표지석이다.
천제단 하단이다.
천제단에 대한 설명이다. 이 곳은 하단이라고 한다.
천제단 하단에서 150m쯤 올라간다. 태백산 표지석에 도착했다. 많은 사람들이 인증샷을 찍기 위해 줄서 있고 어린아이가 찍히려 올라가고 있다.
천왕단이다. 이 곳이 규모가 가장 크다.
마침 천제단에서 제를 지내고 있다. 한배검이라 쓰여있는 돌이 보인다. 한배검이란 단군을 뜻한다고 한다. 참고로 태백산 천제단은 1561m다. 태백산의 정상이 아니다. 장군봉이 1567m로 정상이다.
천제단에서 바라본 전망이 지금은 아무것도 안보인다. 그저 하얄 뿐이다.
장군봉 가는 길이다.
천제단에서 당골로 하산하는 코스가 안내되어 있다. 여기서 하산시 일반적으로 '천제단 - 망경사 - 반재 - 당골광장' 코스를 이용한다.
오늘 산행한 내용을 중간결산하면, 당골탐방센터에서 출발하여 눈길 산행을 하며 문수봉 실패하고, 부쇠봉 들렀다가 태백산천제단에 5시간 여 걸려 도착했다. 눈 오는 날의 낭만을 몸소 체험하다보니 오래 걸렸다. 나나영초는 장군봉을 들르고 표지 05-06 삼거리에서 망경사 방향으로 하산할 예정이다.
태백산의 최고봉 장군봉이다.
장군단의 모습이다.
장군단에 대한 설명이다. 어느 장군을 가리키는 것인지는 전해지지 않는다고 한다.
장군단을 보이며 셀카를 한 컷..
나나영초는 유일사 방향으로 이동한다. 가다가 '위치봉 05-06삼거리'에서 망경대 방향으로 내려갈 것이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주목을 몇 컷 담았다.
눈과 함께 있어 신비롭기 까지 하다.
수백년의 세월을 한자리에서 어떻게 버틸 수 있을까?
쓰러질 것 같다.
위치봉 05-06삼거리에서 망경대 방향으로 간다.
눈이 많이 쌓이긴 했지만 이 건 순전히 카메라의 위치탓에 눈이 엄청나 보인다. 무릎 정도다.
망경대 삼거리로 태백산 천제단에서 하산하는 길과 반재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곳이다. 화장실이 있다. 나나영초는 하산을 위해 왼쪽길로 간다.
이제부턴 산길이 넓다. 하지만 이 길은 등산객이 많아 눈길이 다져져 있는 위로 눈이 살포시 내려 앉은 편이다. 그래서 미끄럽다.
반재안전쉼터다. 이 곳에서 쉬어도 좋다. 나나영초는 안쉬고 계속 내려간다.
반재 안내센터에서 당골방향으로 내려간다.
반재안전쉼터에서 내려가는 길이 급경사다. 눈이 많다. 나나영초가 시원하게 미끄러졌다. 눈이 많아 다치지 않았다.
표정이 영 아니다. 맘에 안든다. 이 모습은 누워서 셀카를 찍은 것이다. 그런데 누워 있는 것 같지 않다.
계단길에선 눈이 많으면 아이젠을 했어도 미끄러질 수 있다. 그저 조심하자라는마음으로 내려간다.
이 삼거리는 문수봉 방향으로 오를 때 지나쳤던 곳이다. 당골계곡이다. 집사람에게서 전화가 왔다. 언제 하산하느냐고 데리러 온다고 한다.
이제부턴 완만한 경사다. 이렇게 지나가면,
당골광장에 도착한다. 산악인의 선서다. 좀 맘에 들지 않는다. 절망은 안하지만 포기는 때론 해야 한다. 그것이 더 큰 용기라고 생각한다.
당골광장의 눈더미다.
당골광장에서 마지막 미끄러짐을 조심하며 내려간다.
드디어 당골탐방지원센터에 도착했다. 마끄러지기 좋은 눈 상태다. 차도 오르기가 쉽지 않다. 도착시간은 15시 10분이다. 그러니까 오늘 산행거리는 14.5km, 6시간 40분이 소요되었다. 문수봉은 오르지도 못한 채 산행을 마쳤지만 눈과 함께한 겨울 산행의 멋진 추억을 남기게 되었다.
아직도 비닐이 잘 남아 등산화에 눈이 스미는 걸 막아주고 있다. 방설용 비닐봉지 잘 사용했다.
오늘 산행은 황제산행같다. 출발전후 차로 데려다 주고 데려오니 이렇게 편한 산행이 있을까 싶다. 아내와 막내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참고로 유일사-천제단-당골코스를 남긴다. 다음주에 이 코스로 동문산행이 있다. 몇분이나 참가할 지 기대된다.
*** 태백산 유일사 코스 완전정복 : 태백산 일반적인 코스로 5개의 코스 나누어 설명한다.
번호 순서대로 보면 된다.
오늘 산행이 하얀 포스팅이 되었다. 태백산은 완전 하얀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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