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따라 마음따라 가는 가을비 산행... 원도봉 옆능선-산불초소-송추계곡 - 산너머길, 한라산 관음사코스 연습산행 3 [안전산행 127], 231105, 나나영초, 산쓰3줍
11월10일 예정된 한라산 관음사코스 산행 대비 연습산행으로 북한산을 가려했으나, 새벽부터 비가 오는 바람에 우거 주변산을 15km 이상 하기로 하고 집을 나섰다..
산행 내내 비가 오다말다를 반복해 불편했지만 나름 산과의 추억을 쌓은 즐거운 산행이었다..
*** 산행코스 : 호원직동공원 - 회룡탐방지원센터 - 북한산 둘레길 보루길 - 원도봉능선 옆 능선 - 산불감시초소 - 회룡사거리(사패능선) - 송추샘(송추계곡) - 북한산 둘레길 송추마을길·산너머길·안골길 - 호원직동공원
새벽부터 비가 오더니 산행 시작할 즈음엔 비가 그쳤다. 출발기점인 호원직동공원 입구다. 오늘 비가 온다고 했지만 그쳤으니 더 오진 않겠지 라는 얄팍한 생각으로 고고했다. 출발시간은 8시 45분이다..
보이는 곳이 오늘 올라갈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능선이다.
공원은 낙엽세상이다. 이는 가을을 보내려는 세월의 작당이다. 그래도 지금이 좋다.
회룡탐방지원센터를 지나 직진하면 회룡사 가는 길이고 왼쪽으로 가면 보루길이 계속된다. 나나영초는 보루길 방향으로 간다..
북한산 둘레길 보루길에도 낙엽이 가득이다. 이런 길은 미끄러지면 본인만 손해다. 왜? 아프니까..
곧 보루 전망대에 도착한다. 사진은 보루전망대에서 바라본 의정부시다..
낙엽진 산길을 걷는데 세월의 사주를 받은 바람이 나뭇잎을 떨어뜨린다. 가을이 얼마나 깊어지려는 것일까..
사패산 3보루 팻말앞에 도착했다. 내리막길이 낙엽으로 가득하다. 낙엽길 미끄럼타기 딱 좋다. 안아프도록 미끄럼타는 것도 재미 있을 것 같다. 나나영초는 아플까봐 미끄럼 안탄다..
첫번째 내리막길에서 직진하지 않고 오른쪽으로 접어든다. 이정표를 잘 보고 가야한다. 직진하면 군부대다. 군부대 볼 일 있으면 직진하고 ~~
낙엽길을 조심하며 즐거이 오르는데 어디선가 무엇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두리번 거려본다.
낙엽위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였다. 비가 더 안올 줄 알았는데 기상청의 일기예보가 맞았다. 우비를 준비했지만 작은 우산만 폈다. 산에선 큰 우산보다 작은 우산이 이동하는데 편하다..
이렇게 우산 쓰고 이동하다가 두번째 능선에서 둘레길로 가지않고 산에 오르는 길을 선택했다. 이유는 길이 잘 나 있어 궁금한 길이다. 재미난 것이 트랭글에 표시가 되어 있지 않다. 이정표에 둘레길 안내는 있는데 올라가는 길 표시는 없다. 여러번 지나다니며 궁금했었다. 출발한 지 2.3km 지점이다.
오르고 있는데 하산하시는 한 분을 만났다. 벌써 내려 오시느냐 했더니 조금만 다녀 오는 것이라고 한다. 어디를 통해 하산하는 것인지를 질문했는데 정확한 답은 해주지 않았다. 산에선 서로 자세히 설명하는 것이 도움을 주는 것이다. 나나영초가 오르다 잠시 내려가니 약수터를 만났다. 길은 확실히 있다..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은 길은 낙엽이 가득해 길을 분간하기가 쉽지 않다. 자세히 보면 보이긴 보인다. 언제 비가 그쳤는 지 모르게 조용해졌다. 우산을 접어 다시 이동한다..
오늘 산행은 낙엽이 완전 갑이다. 스패츠를 하길 잘했다. 오늘은 겨울철에 사용했던 스패츠를 착용했다. 비까지 오락가락 하고 있어 스패츠 착용은 신의 한 수다(자화자찬)
이렇게 오르다보니 거대한 암반이 나타나고 능선 앞에 운무가 움직이고 있다. 어느새 또 비가 오고 있다. 우산을 쓰니 암반 길은 더욱 불편하다. 조심 조심 또 조심 천천히 잘 보며 이동한다..
손으로 잡힐 듯한 운무가 날아 다닌다. 손대면 도망갈 듯..
암반을 조심히 넘어가니 다시 낙엽 가득한 길이다. 비오는 날은 더욱 조심해야 한다.
다시 암반 옆길이다. 줄도 준비되어 있다. 밧줄하면 나나영초라고 생각한다. 군 복무시 했던 훈련이 효과가 있다. 왼쪽 등산화에 낙엽이 붙어있다. 한동안 빗물로 인해 착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암반 길이 비에 젖어 있다. 조심히 올라야 한다. 한 손에는 우산을 들었기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
빗방울이 떨어지며 비명소리를 낸다. 두둑두둑. 거기에 운무가 날아다닌다..
능선에 올라서니 수락산이 보인다. 비 맞으며 조망을 잠시 즐긴다..
비 맞으며 우산쓰고 열심히 올라왔건만 현재 해발 480m 밖에 못왔다. 미끄러운 낙엽길에 비까지 와 더디기만 하다. 더디면 어떤가? 그저 갈 수 있는 것만도 감사할 일이다. 라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어본다. 화살표는 포대능선 방향이다. 300m 남았다는 이정표다..
사람도 잘 다니지 않는 길에 쓰레기가 있다. 흘릴 수도 있겠지만 버려진 쓰레기는 우리의 미래를 절대 지켜주지 않는다.
나를 포함한 인간들이여 제발 산에서 쓰레기 버리지 않으면 좋겠다..
낙엽길이 계속된다. 야자매트 길도 나온다. 이 길은 그래도 사람들이 좀 다니는 산길인데 낙엽이 여전히 많이 쌓여 있다. 그만큼 가을이 깊이 왔다는 것이다.
포대능선 바로 아래 헬기장이다. 바닥이 많이 젖어있다..
헬기장 근처에서 배낭을 내팽기고 간단히 아내표 커피를 한 잔 한다. 따스해서 좋다. 가을철 산행에서 따스한 물과 커피를 꼬옥 준비한다..
참, 나나영초의 새로운 커피 보온병이다. 이제 이 보온병과 인연을 맺었다..
헬리포트에서 능선쪽으로 보면 돌계단이 낙엽에 싸여 있다. 잘 찾아야 한다. 물론 다른 길도 있다..
드디어 포대능선의 시점인 포대능선 쉼터에 도착했다. 이 곳에서 간단하게 간식을 먹는다. 지금 시간이 11시20분이다. 약 4.8km 산행했다. 비와 낮은 기온으로 땀이 식자 추위가 왔다. 배낭속의 잠바를 입는데 젖어서 처음엔 더 추웠다. 잠바가 왜 젖었는 지 모르겠다..
비가 오다말다 하는 곰탕 날씨라 조망이 시원찮다. 그래서 산불감시초소만 남긴다..
능선이라선지 바람이 세차다. 비까지 내려 추위가 기습을 한다.
산 아래는 아예 보이지 않는다. 우산이 뒤집히려 한다.
한손엔 우산을 한 손엔 스틱을 들고 내려간다. 사패능선 회룡사거리로 향한다..
내려가는 중에도 곰탕이다.
앗, 마의 계단길인데 곰탕기가 밑에 계단에선 많이 사라졌다.
이 길을 지나자,
어느새 비가 그쳤는 지 모르겠다. 곰탕이 사라졌다. 들고 있던 우산을 접었다. 보이는 곳은 사패산과 갓바위다..
의정부 시내가 맑게 잘 보인다. 회룡사거리 도착전 찍었다.. 불곡산과 천보산 사이로 구름이 모여있다. 사라지는 중이다..
회룡사거리에서 하산할 송추계곡을 찍어 보았다. 곰탕이 많이 사라졌다..
능선길에 쇠바가 있다.
곧 회룡사거리다. 나나영초는 송추계곡 방향으로 간다. 현재시간 11시 56분이다. 간식을 먹어선 지 아직은 덜 배고프다..
송추계곡으로 가는 하산길이다. 비에 젖은 낙엽이 미끄러지도록 유도한다.
안전쉼터에 심장돌연사에 대해 안내하고 있다. 잘 알아두어야겠다.
바람에 떨어진 가을은 땅과 물속을 덮는다..
송추샘에 도착했다. 샘물은 마시면 안된다. 음용 부적합이다..
왼쪽길은 송추폭포 방향이다. 도봉산 주능선과 오봉을 갈 수 있다. 오른쪽으로 하산한다..
송추계곡으로 하산하다가 다리 아래 벤치에서 멈추었다. 12시 32분이다. 배가 고파서다.
오늘 특별히 준비한 쿡앤쿡을 꺼냈다. 평소엔 컵라면을 들고 오는데 오래전에 선물 받은것이라 유통기한 지나기 전에 먹고자 한 것이다. 김나는 소리가 산행중인 나에게 행복감을 가져다 준다..
이 것으로 양이 부족하여 누룽지도 함께 먹었다. '음 산에선 뭐든 지 맛있군'
여유롭게 음식을 먹고 뒷정리를 한 후 13시 10분경 산행을 다시 시작한다.
배가 부르니 송추계곡의 아름다운 단풍이 눈에 들어온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말이 진리임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단풍속에서 사진 찍는 사람들이 있다. 사진 속에선 안보인다..
송추주차장에 거의 다 내려왔다. 이 길은 북한산 송추마을길이다. 산너머길까지는 군부대 근처 말고는 거의 아스팔트 평지라 힘들지 않다. 등산 준비가 안된 어떤 아저씨가 길을 물어 온다.
"여기로 가면 어디로 가나요?"
"송추계곡 다녀왔는데 길을 잘 몰라서요."
"모처럼 시간여유가 있어 좀 더 걸을려구요. 요즘 배가 나와서요."
"연신내에서 왔어요"
이 분이 하신 말씀을 종합해 보면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서 모처럼 산행을 좀 하려고 하는데 길을 모른다는 것'이다. 이것 저것 알려주었다. 나보고 먼저 가란다.
헤어지고 나서 룰루랄라 즐겁게 계속 길을 이동 한다. 사패산의 모습을 담았다. 다른 방향에서 산을 본다는 것도 산행의 즐거움이다..
이동하다가 간식을 먹고 사진을 찍는 동안 아까 길을 물었던 아저씨가 다시 나타났다. 그리고 다시 묻는다. 아직도 시간이 남아서 더 가야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잠시 동행을 했다.
사패산이 보인다. 여기는 원각사 입구다..
이 곳에서 아저씨와 헤어진다. 나는 산너머길로, 그 분은 직진하여 원각사를 통한 사패산으로...
북한산 둘레길 산너머길의 시작이다.
산너머길도 낙엽이 가득하다. 산너머길은 말이 둘레길이지 세번의 고개를 넘어야 한다. 이쪽에서 가는 것은 차라리 편한다. 반대쪽(안골길)에서 오면 처음부터 경사가 심하다.
첫번째 고개를 넘어 내리막 길이다.
갓바위교가 나타난다. 갓바위가 사패산 옆에 있다. 갓바위 이름을 따서 갓바위교가 된 모양이다..
사패교가 나타났다. 사패산의 이름을 딴 것이다..
다시 또 비가 온다. 우산과 스틱이 왜 저리 널부러져 있을까. 생각을 해보니 사진 찍기 위해 내려놓은 것이다. 비가 올 때는 사진 찍기도 불편하다. 대부분 휴대폰으로 찍는데 비 맞으면 액정터치가 내 의도대로 찍히지도 않고 글도 입력이 안된다..
사패산이 보인다.
두번째 고개다. 이 곳을 넘어 다시,
여길 내려가면 한 번만 올라가면 된다..
이제 능선길이다. 여기서 조금만 올라갔다가 내려가면 된다. 이제 산너머길에선 내려갈 일만 남았다..
전망대 소나무가 멋진 모습으로 산너머길 전망대가 나나영초를 맞이한다.
산너머길 전망대에서 바라본 의정부 시내다..
내리막길이 계속된다..
이왕 내려가던 중이니 계속 내려가보자...
드디어 안골길 입구다. 그니까 산너머길 끝이다. 여기서 왼쪽으로 간다. 오른쪽은 사패산 가는 길이다. 그 전에 성불사를 갈 수도 있다..
안골길 가던 중 나비가 앉아 있다. 움직이질 않아 사진을 찍었다. 죽어있나 싶었는데 날아가 버린다..
안골길은 오른쪽에 있는 길로 들어선다..
산길 같은 길이 다시 나타난다.
둘레길 안골길을 가려면 왼쪽 길로 가야하지만 계속되는 평지길이라 의정부 청소년회관 방향으로 간다. 그러면 둘레길 안골길로 다시 가게 된다. 오른쪽 길은 사패산으로 오르는 길이다.
화살표 방향으로 내려가면 둘레길 안골길을 만난다.
이 곳이 안골길과 만나는 곳이다. 여기부턴 범골입구 토끼굴 앞까지 안골길로 간다..
직동공원 방향인 왼쪽 토끼굴로 들어간다.
호원동 직동공원이다. 여기만 내려가면 오늘 산행 출발했던 호원동 직동공원 입구다..
호원동 입구에 도착했다. 16시 29분이다. 비가 오락가락 한 가운데 낙엽 위를 걸으며, 운무를 바라보며 17.7km를 7시간 44분 동안 산행했다. 이로써 한라산 관음사코스 등산을 위한 훈련산행을 마쳤다. 장거리다운 긴 거리는 되지 못했지만 이렇게 하는 이유가 자신감을 갖기 위한 것이지 않을까. 나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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