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속의 대화 4.. [안전산행 00] 230812, 산쓰3줍, 나나영초
산에선 별 일이 다 일어난다. 산행을 100여 번 하면서 사람들과 대화한 내용, 4번째를 정리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나나영초도 산에선 어떤 말들이 오갔을까 궁금하다. 안전산행 기록을 보며 당시의 상황을 꺼내어 본다.
작성하며 웃을 수 있도록 지나간 과거가 산속의아름다움으로 느껴진다..
이번은 산속의 대화 4번째로 안전산행 89회부터 106회까지를 찾아보았다. 돌이켜 보면 나나영초는 산행객들과 대화에 미숙한 면이 있다. 또한, 대화가 그리 많지도 않다는 것을 정리하며 알게 되었다. 이렇게 산에서 배운다. 나나영초와 대화해 주신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린다..
< 1. 겨울철 눈길. 아이젠은 필수 >
쉼터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는데 앞에 두 남성이 있다. 2개월만에 등산하느라 힘들다고 한다. 눈길인데 모두 아이젠이 없다. 나나영초가 아이젠 없으면 힘들다고 하자 자기 들이 가는 산길이 따로 있다고 한다. 대체 어느길이길래 아이젠이 필요 없을까 한참을 고민했다.
다락능선을 계속 가는데 아이젠 없던 사람이 돌아오고 있다. 위험해서 도저히 못 가겠다고 한다. 그렇다. 장비가 없으면 돌아오는 것이 진정한 용기다. 그런데 그들만이 가는 산길이 어디인가 궁금해진다..
이런 길을 어떻게 아이젠 없이 간다는 것인가? 간다는 것은 '다치고 싶다'이다. 자신의 몸은 자신이 지켜야 한다. [안전산행 89] 230123, 다락능선에서]
=> 산에서의 안전은 수없이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스스로 지켜야 한다..
< 2. 감동을 주는 친절한 안내 >
어디로 올라야 할 지 막막한데 마침 국망봉 관리하시는 분이 차에서 내려 설명을 해준다. 이 땅은 생수회사의 땅이라 한다. 사유지이지만 주차를 막지 않아 등산객이 주차한다고 알려준다. 오르는 길을 알려주신다. 넘넘 감사했다..
하산해서 보니 내 차가 잘 있다..
출발전 만났던 국망봉 산림직원이 인사한다. 내가 내려온 길을 말했더니 그 길로 잘 내려왔다고 한다. 신로령으로 갔다가 그대로 잘 못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재작년에 국망봉 근처에서 부상자가 발생해 헬기로 이송한 적도 있다고 한다.. [안전산행 91] 230212, 국망봉 아래 공터에서]
=> 이렇게 국망봉 산행을 마쳤다. 알려주신 안내원님이 감사하다. 산행은 역시 안전이 최고다. 하산길이 생각 못한 길로 왔지만 안내되지 않은 길을 알았다는 것이 큰 소득이다..
< 3. 무서워.. 여길 어떻게 가? 여기 못가. - 엄살? >
어? 젊은 남녀 한쌍이 관악산 정상부분에서 열심히 싸운다. 꼼짝도 못하는 남자친구다..
"무서워.. 여길 어떻게 가? 여기 못가.", 아마도 남자친구가 여자친구를 산에 데려 왔나보다. 고소공포증이 좀 심한것 같다.
내가 그랬다. "내려가서 남친은 디지게 맞겠다.." 사실 긴장을 풀어 주려고 한 말에 둘은 빵 터졌다. 가지고 있던 빵이 터졌다는 말이 절대 아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하산하는 방법에 대해 내가 아는한 알려주었다. 남친이 앞에 가라고..
남자친구가 연애를 제대로 하고 있는것 같다. 무서운 곳 데려와서 좀 더 가까워지려고..
관악산 연주대에서 사당능선방향으로 내려갈 때 고소공포증이 심한 사람들에겐 장난 아니다. 나도 전에 이곳을 처음 올 때는 두려웠었다. 계단 밑에 까지 내가 앞서 동행하고 헤어졌다. 여자친구 잘만 내려왔다. 잘 지내길 바란다. 그런데 여자친구가 엄살부린건 아닐까? [안전산행 94] 230305, 관악산 연주대 부근에서]
=> 여자친구를 산에 데려오는 경우가 많다.. 서로 잘 타면 문제 없겠지만 특히 남자도 초보자인 경우는 데이트 장소가 산이 되어선 위험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 4. 힘과 힐링을 주는 산속의 인사 >
몸이 불편하신 노인이 지팡이에 의지해 산길을 천천히 가고 있다. 지나치며 "안녕하세요?" 말을 건내자 기쁘게 "안녕하세요?"라고 답한다. [안전산행 96, 230318, 도봉산 거북골 가는길에 구봉사 도착전에]
=> 당장 몸은 불편하지만 마음은 불편하지 않은 분임을 알 수 있었다. 나의 기분도 좋아진다..
< 5. 우연? 필연? >
이때도 몰랐다. 내가 갈 방향인 운길산 방향의 산길을 사진으로 찍었을 뿐이다. 작성하며 보니 이때 철녀가 사진에 잡혔다..
운길산 도착 2.8 km전 쉼터(새제고개 기점)에서 식사를 하고자 벤치에서 점심을 풀려고 하는데 낯익은 카랑카랑하고 힘찬 목소리가 들린다. 그래서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어디서 많이 본듯한 얼굴이다. 실수 할까봐 비슷한 분일까봐 가까이 가서 얼굴을 드리밀고 쳐다봤다.
앗, 그런데~~~
헐, 철인3종계의 전설인 철녀 최0화님이 자신의 등산그룹과 함께 온 것이다. 여성철인으로서 철인계에서는 거의 산증인이다. 입상을 하도 자주해서..
어쨌든 이런 우연이. 지금껏 안전산행하며 산에서 아는 사람을 만난적 거의 없는데..
이 분들은 식사를 마쳐서 운길산으로 산행할 준비를 하고 있던 차였다. 인사를 나누고 먼저 떠났다..
나나영초는 여기서 점심식사를 하고 휴식을 잠시 취한다.. 20여 분 뒤 나나영초도 뒤 따라 출발한다..
얼마를 갔을까.. 앞서 가신 최0화 철녀 일행을 만났다. 이 분들은 이 곳서 간식을 드셨는지 어쩌셨는지 나나영초를 보자 모두 환대를 해주시며 나에게 샤인머스켓과 육포를 주시면서 전달식을 해야 한다며 사진촬영을 하셨다. 이사진은 내 사진이 아니다. 사실 식사한 지 얼마 안되어 배가 꽉차 있는 상태인데 감사해서 샤인머스켓을 다 먹어 버렸다. 아후 배불러라.. [안전산행 97, 230325, 적갑산 지나 운길산 가는 능선에서]
=> 다행인 건 사진상으론 누가 주고 받는지 알수 없다. 이제 이분들과 동반산행이 되었다. 참 드문일이다..
< 6. 사실은 >
내가 올라오는 모습을 진오씨가 찍었다. "형님 천천히 올라 오시제" 라고 한다.
"내 뒤에서 너무 막 쫒아오시길래 나도 빠르게 올라왔어." 라고 했다. 사실은 나도 암봉길이 두려워 얼른 올라온 것이다.. 문수봉가는 암반쇠바길이 나나영초에겐 항상 무섭다..
이제 여유를 부리며 진오씨와 함께 문수봉을 향해 천천히 오른다.. [안전산행 99, 2300408, 문수봉 오르는 암봉길에서]
=> 암반길에 안전쇠바가 잘 설치되어 팔힘만 있으면 그리 어려울 일은 아니다. 하지만 절벽이 길면 아직까지도 두렵다. 군생활 유격훈련은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다.. 일단 안전이다. 두려움이 심하면 가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나나영초의 지론이다..
< 7. 멧돼지가 눈 앞에.. >
앞선 등산객이 계단에서 가지않고 서 있다. 휴식하는 거겠지 그랬는데 말로만 듣던 멧돼지가 나타난 것이다. 산에서 멧돼지를 직접 보는 건 처음이다. 멧돼지에 대한 대응수칙을 막 생각해 내려했지만 갑자기 떠오르질 않았다..
'어떻게 하지?' 다른 등산객이 말한다..
'일단 조용히 합시다. 갈때까지 기다립시다.' 모두가 조용히 한다. 멧돼지 혼자 헤매더니 올라간다..
다행히 주변에 등산객이 많아 좀 안심되었고 큰개체는 아니라서 다행이었다. 일단 멧돼지를 자극해선 안된다.. (영상이 안열려 캡쳐함) [안전산행 100, 2300416, 418쉼터에서 만월암 가는 계단길에서]
=> 요즘은 동물이 산에서 많이 나타난다. 첫째 자극을 하지 말아야겠다. 이제 동물들에 대한 안전수칙은 필수다..
< 8. 장애는 산행에 불편할 뿐.. >
만경대 허리길에서 찍은 백운대의 모습이다..
사진은 찍지 않았지만 한쪽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이 만경대길을 가고 있다. 기어가기도 하고, 절뚝 거리며 쇠바를 잡고 가기도 한다. 이렇게 험한 길을 장애인의 몸으로 어떻게 갈 수가 있을까? 의지가 대단하다..
백운봉암문까지 이 사람과는 4번을 만나게 된다. 내가 앞서 가다가 다른 분들과 대화하고나면 나를 추월해 간다.
백운봉암문(위문)이다. 여기서 잠시 그를 기다렸다.
그는 독일국적이고 이름은 Binh이다. 한국말은 서투르지만 대화는 가능하다. 카톡을 한다고 해서 서로 카톡친구가 되었다. 오늘 백운대까지 올라간다고 한다. 저 몸으로.. 진정 대단하다. 오늘 백운대 오르는 사람이 많아 나나영초는 여기서 하산한다.. 훗날 만남을 기약하고 헤어졌다.. [안전산행 104, 2300520, 만경대길과 위문에서]
=> 추후에 카톡으로 백운대 산행 완주했다고 연락이 왔다. Binh에게 한 수 배우고 간 날이다.
< 9. '쿵' 머리 추돌 소리.. >
설악산 공룡능선 산행 중 "쿵"하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았다.. 아프겠다. 동반산행 중이던 진오씨가 부딪혔다. 앞서서 내가 다른 나무에 부딪혔을 때 잘보고 가라더니.. 아프지? 나도 아팠어..
쿵하고 나니 신선봉에 다왔다.. [안전산행 105, 2300526, 설악산 공룡능선, 신선봉을가다가..]
=> 산행은 늘 어렵다. 애기치 않은 일이 종종 발생한다. 최대한 조심해야한다..
< 10. 스고이 스고이 (すごい すごい).. >
도봉산 도봉주능선을 이동 중 사진부분을 올라서니 일본인 여러명이 등산을 와서 사방을 둘러보며 스고이 스고이 하고 있다. 단체로 온 모양이다. 내가 알아들을 수 있는 건 '스고이'다.. *스고이(すごい) : 일본어, 감탄을 나타낸다 [안전산행 106, 2300604, 도봉산 주능선을 산행 중에..]
=> 요즘 산행길에 외국인이 많이 늘었다. 이 날은 일본인이 단체로 왔나보다. 도봉산의 아름다움을 실컷 즐기고 가기를 바란다...
=> 最近、山登のぼりに外国人がたくさんふえた。 この日は日本人がだんたいで来たようだ。
道峰山のうつくしさをぞんぶんにたのしんでいってほしい··
오늘의 결론 건강하게 산행하자. 조심하자..
[산속의 대화 3 블로그] 산속의 대화 3.. [안전산행 00] 230806, 산쓰3줍, 나나영초 (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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