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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산행

산에서 배고파 혼절할 뻔.. 사패산-신선대-우이암-무수골 [안전산행00] 191103, 나나영초

산에서 배고파 서거직전까지.. [안전산행00] 191103,  나나영초

 

    나나영초가 안전산행을 시작하기 전 2019년 11월 산행으로  당시 산이 좋아 그냥 종종 올랐던 때이다.. 

 

    겪어 보아야만 뼈저리게 느끼고 알 수 있는 당사자 체험이다. 

 

    이때만 해도 산행을 길지 않게 할 때라 별 생각없이 거리감 없이  단풍이나 구경하자며 산행 하다가 허기져 아사직전까지 갔던 고통스럽던 추억이 지금도 머리속에 깊이 남아있어 안전산행을 하자는 의미로 포스팅한다..

 

    그래서 지금은 음식을 충분히 준비해 산행하고 있다..

 

 

'산행할 때 아사직전의 고통을 겪기 싫으면 음식을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는 단순진리를 뼈저리게 느꼈다..

 

*** 산행코스 : 호암사 - 사패능선 - 사패산 - 사패능선 - 포대능선 - 신선대 -  마당바위 - 우이암 - 무수골

 

 

    도봉산의 단풍을 보고싶어 물과 커피 1통만 들고서 10시30분경 집을 나섰다.  오후 1시 정도면 집까지 올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점심식사는 집에서 할 요량이었다..

    

 

    호암사를 통해 범골능선, 사패능선의 부분 부분 단풍을 바라보기도 하고 이동하다가 커피 한모금씩 마셔가며  기분 좋게 산을 올랐다. 가을이 무르익어 산에는 말라가는 나뭇잎과 단풍들이 나를 반겨 주었다..

 

 

    사패산 아래에서 사패산을 바라봤다..   참나무의 마른잎과 소나무사이로 사패산이 기다린다..

 

 

    사패산에 도착하니 시간은 12시가 조금 안되었다.. 이제부터 하산은 1시간 전후면 충분하기에 배가 약간 고파 오지만 참을 수 있었다..

    사패능선을 타고 가다 하산하는 범골삼거리에 도착했다.  이왕 산에 온 거 조금만 더 가서 회룡사거리에서 하산하자는 생각으로 내려가지 않고 좀 더 직진했다.  회룡사거리에 도착한 시간이 12시 20여분..

    회룡사거리에 도착하자 여기까지 왔는데 포대능선을 타고 신선대를 가보고 싶었다.. 이때만해도 산의 거리감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신선대와 포대능선으로 향했다.  막상 와보니 거리가 꽤 되었다..

 

 

    포대능선 초입 산불감시초소를 지나고 650고지를 넘어 바로 아래에 있는 거꾸로 달리는 나무도 지난다.. 오후 1시30분이 지나고 있다.  능선길 옆에서 식사하는 사람들이 종종 보인다..  그 모습은 나를 더욱 배고프게 했다.  하지만 이정도는 참을 수 있다.  준비해온 커피도 마시고 물도 조금씩 마셔가며 버티고 있다..

 

 

    포대정상에서 하산하는 길이 있지만 아직은 배고픔을 버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있는 물을 마시면 되니...  이왕 왔으니  신선대를 들러 도봉탐방지원센터로 하산하는 것을 선택했다..

    시몬 너는 들리는 지?  낙엽 밟은 소리가 나는들린다..  잠시 낭만에 빠져본다..

 

 

    자운봉과 신선대 앞에 있는 신선대 쉼터다. 쉼터에서 자운봉을 찍었다. 자운봉 오른쪽에 신선대가 있다. 이 당시에는 그냥 산을 간다는 것에 만족할 때이다..

 

 

    신선대 정상이다.  배는 고프지만 인증샷을 남긴다.  이 때 도착시간은 기억나지 않는다. 신선대(726m)는 도봉산의 제2봉으로 자운봉(739.5m) 다음으로 높다..

    자운봉은 등산로가 없다.  일반인은 오를 수 없다. 이제 변경계획대로 마당바위를 향해 하산을시작한다.

 

 

    하산을 하는데 암벽을 타는 멋진 모습이 보인다.  자운봉인지 선인봉인지 기억이 안난다. 나는 쫄보라 보는 것만으로도 다리가 후들거린다..

 

 

    선인쉼터를 지나 마당바위에 도착해서 남은 커피를 다 마셨다.  이제 물만 조금 남았다.. 이때가 오후 3시쯤 되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마당바위는 식사와 간식을 먹는 산행객에게는 전통적인 휴게소다. 

    간식먹는 사람들이 보인다. 그들을 보니 배가 더 고팠지만 그래도 물이 남아 있으니  또 이왕 온거 우이암을 가보자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어쨌든 갈까말까 망설이고 있는데, 이런 이런 내 다리는 이미 우이암 가는 길로 접어들고 있었다.  마당바위에서 우이암 가는 길은 초행길이다.  산길도 궁금했다..

 

 

    얼마쯤 갔을까...  붉은 단풍이 나를 반긴다.  이제 힘도 든다. 거리도 꽤 온 것 같다.  이정도 힘들때면 보통 도착하거나 도착점 근처에 있을 때다..

 

 

    바위에 쇠사슬을 설치해 놓은 곳도 나타났다.  얼마를 더 가야 도착할까..

 

 

    아껴 마시던 물이 조금 남았다. 한모금 밖에 더 되겠는가?  산에선 음식을 구할 수도 없다..  

 

 

    우이암으로 향하고 있는데 오봉이 보인다.  1봉부터 5봉까지 그리고 오봉전망대도 함께 보여준다..  허기져 힘들지만 능선은 이렇게 보는 재미가 있다..  

    당시의 사진은 여기까지다.  우이암 근처에서 조금이라도 빨리 하산하고 싶어 무수골로 내려간다.  4시경쯤에는 배가 너무 고팠다.  남은 물도 한모금 마신다.   얼마를 지났을까.  비까지 내린다.. 

    아침 10시 30분에 산행을 시작해 오후 4시경까지  커피와 물로 뱃속을 위로했다. 

 

    완전 처량이다.  비맞은 생쥐꼴에 허기져 기운없는 모습, 그것도 산속에서.  오늘의 내운명인가 보다. 그래 이렇게 순응하는 긍정의 자세도 필요하다..

 

    얼마나 내려갔을까 마침 아내에게서 전화가 왔다.  어디냐고..  배고파 돌아가시겄다고 하니 데리러 온단다.  이 얼마나 구세주같은 아내의 행동인가..  아내는 5시정도 되어 무수골 입구에서 더 올라와 나를 태우고 식당에 갔다..  

 

 

    식사를 하니 이제 좀 살것 같다.. 

    식사와 마끌리 2병을 해치우고, 집에서 위스키 한잔하고

 

    

    마지막은 커피로 마무리했다..

 

 

    배 곯고 힘들었어도 끝은 행복인 날이다. 다시는 음식없이 산에 가지 않겠다..  이 이후로 산행시에는 먹을걸 반드시 잘 챙겨간다.

 

    오늘의 진리 등산할 때 첫째는 먹을걸 챙겨야 한다..

 

*** 산행을 마치고... 지금까지 산행하며 가장 힘들었을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산행시 음식은 꼭 준비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나영초처럼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