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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등 내 인생 특히 기억나는 것들

모기, 최후의 전쟁 ... 241116, 나나영초

모기, 최후의 전쟁 ...  241116, 나나영초

- 호흡을 참는데는 한계가 있다. 앞이 흐릿하다. 정신이 혼미해진다.(본문 중에서)

 

  나는 특수부대 '벽타-모기' 였다가  '일반-모기'로 밀려난 모기다. 대한민국 군대식으로 해석 하자면 특전사였다가 육군 보병으로 밀려난 것이다. 일반모기는 벽타모기처럼 벽타는 특수훈련이 없다.

 

 

    일명 벽타모기는 모기가 올라갈 수 없는 높이까지 가기 위해 공포심을 없애고 강인한 체력으로 벽을 타고 올라가는 등 혹독한 훈련을 많이 해 실전에서도 아파트 등 건물의 벽을 타고 올라간다.

 

    벽타모기에 지원했다가 체력이 떨어져 중도에 그만 두었다. 벽을 타고 건물을 오르는 것은 생명을 담보로 하는 지극히 위험한 시도다.

    오르다 체력이 떨어지기도 하고, 

    갑작스런 바람에 밀려나기도 한다.  몸이 가벼워 바람에 많이 취약하다.  

 

*** 모기에 대하여

    모기 곤충강(Insecta) 파리목(Diptera) 모기과(Culicidae)에 속하는 동물의 총칭이다. 유충은 '장구벌레'라고 부르며, 파리, 바퀴벌레와 함께 대표적인 해충으로 취급된다. 하지만 인간에게 주는 피해가 나머지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이들 중에서 해악이 가장 크다.[2]

    전세계에 약 3,500종이 있는데, 한국엔 11속 57종 아종 포함 59종[3]이 있다. 모기는 1억 7천만 년 전 중생대  쥐라기에 처음 등장하여, 뛰어난 번식력과 끈질긴 적응력으로 K-Pg 멸종에서 살아남아 지구 전역에 퍼져나갔다. 오늘날에는 시골과 도시를 가리지 않고 일상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곤충이며, 평소에는  과일의 즙을 빨아 속씨식물 수분을 돕기도 하나 임신한 암컷이 산란기[4]가 되면 알의 생육에 필요한 단백질을 보충하고자 짐승과 사람의 피를 빤다.[5]

< 출처 : 모기 - 나무위키  >

 

 

    나는 투입 되기전 벽타는 훈련을 하다가 체력이 소진되어 날개짓을 못하고 밑으로 떨어졌었다.  다행히 바람이 불지 않아 멀리가지 않아 살 수 있었다. 어떤 모기는 체력이 소진되어 떨어지다가 갑자기 분 바람에 물로 떨어져 익사하기도 했다.  

 

 

    나는 일반-모기가 된 후 계단을 선택했다가 방화문이 모두 닫혀있어 기다렸지만 열리지 않아 피에 굶주렸다가 아사할 뻔 했었다.  계단을 타고 가는 것은 쉽지만 비상구 문이 닫혀 있으면 굶어 죽기도 한다.  모기들은 피를 먹어야 하는데 3일을 굶으면 죽는다. 

    일부는 가장 맛난 인간피를 포기하고 멧돼지 피를 먹기 위해 산으로 갔다가 산모기들에게 영역을 침범했다고 공격을 당하기도 한다. 

 

 

    아파트 1,2층인 경우는 침투에 성공하더라도 집안에 모기장을 설치 하거나 강력한 파리채, 전기모기채 등으로 무장하고 있어 상당한 피해가 있다. 더구나 화생방 무기인 에프킬라가 있으면 전멸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방어가 좀 허술한 고층을 선호한다.   

 

 

    오늘 나는 1개분대 동료 9마리와 함께 아파트 현관문을 통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여 15층부터 19층까지 층별로 2마리씩 내려 집에 침투한 뒤 뒷베란다로 올라온 벽타-모기들과 합류할 예정이다. 공격은 안전을 위하여 새벽 1시부터 시작한다.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엘리베이터가 순서대로 멈춰 줄리 없다. 16층이 열려서 전체 10마리가 한꺼번에 내렸다. 이렇게 되면 발각되기 쉽다.  일단 현관문이 열리는 집으로 들어가야 한다.  모두 천장쪽으로 붙으라고 했지만 두마리가 열리는 문으로 빨리 들어가려다 발각되어 인간의 추적이 시작되었다.

 

    그때 나머지 7마리는 문 닫히는 중에 빠르게 문 위쪽으로 실내진입에 성공했다. 1마리는 안으로 들어오지 못했다.  2마리가 추적을 당하는 바람에 우리는 아무런 방해 없이 들어올 수 있었다.   

 

 

  그런데 집주인 녀석이 전기모기채를 들고 나타났다. 우리는 이내 긴장모드에 들어간다.  추적당한 모기 두마리를 살해 하려고 하는 짓이다.   

    좀 있다가 치직하는 전기모기채에 감전되어 나는 소리가 2번 들렸고, 이내 집주인놈의 환호성이 들렸다.  아 슬프다.  벌써 3마리나 잃었다. 원칙대로만 했으면 지금도 우리와 함께 있을텐데...

 

    벽타모기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주방쪽은 씽크대 위쪽 작은 창문을 살짝 열어놓은 집들이 있다. 그 곳을 통해 실내 진입을 노린다고 들었다.  어차피 1시까지 기다려야 해서 각자 은폐, 엄폐하여 숨어 있기로 했다.      

 

    그때 벽타모기 2마리가 들어왔다. 무척이나 지친 모습이다. 분대장과 튼튼한 요원이었다. 20마리가 도전했다고 한다. 특수 훈련을 받았어도 16층 정도는 성공확률이 희박하다고 한다. 나머지는 바람에 날려 실종되어 시신도 찾을 수 없음이 안타깝다. 그래서 우리는 총 9마리가 되었다. 벽타모기는 특수훈련을 받아선 지 일반 모기들과는 달랐다.   

 

 

    1시가 되었다. 우리의 공격지점을 순찰하기 위해 2마리를 보냈으나 돌아오지 않았다.

    안방진입에 성공하는 것을 보았으나 안방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 지는 알 수 없다. 

    그래서 벽타요원 1마리와 일반모기 2마리를 다시 순찰 보냈다. 

(모기사진은 나무위키 사진에서 따옴. 모기 - 나무위키 )

 

 

    우리 분대원인 일반모기 2마리는 보이지 않고 벽타요원 1마리만 돌아왔다.  안방에서 이동 중 에프킬라 공격을 받고 흩어졌으며 2마리는 정통으로 흡입하고 추락해 전사했다는 것이다. 

    자신은 훈련을 받은대로 호흡을 참고 빠르게 지역을 이동하여 살아남았다고 한다. 어쨌든 희생이 따랐지만  순찰결과에 대해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방어용 무기가 강력하기에 새벽 2시까지 다시 기다리기로 했다.   

 

 

    재정비를 하고 정확히 2시에 작전을 개시했다. 다행히 안방문이 조금 열려 있었다. 안방을 들어가니 둘이 아니라 한사람만 자고 있었다. 거기에 선풍기를 키고 잔다.  이 늦가을에 이거 너무한거 아닌지... 모기는 바람에 약하기 때문에 특수훈련을 받았어도 바람을 이겨내는 건 쉽지 않다. 

    안방 안에 문이 또하나 있다. 그 문은 활짝 열려 있다.  불이 켜 있고 어떤 놈이 컴퓨터 앞에 앉아 손가락을 열심히 움직이고 있었다. 저렇게 살아 움직이는 놈이 있으면 공격하기가 어렵다.   

 

 

     이때 우리 대원 중 2마리는 피가 너무 굶주렸는지 흥분해 움직이고 있는 그놈 얼굴로 급히 달려 들었다.

    찌르는데까진 성공했으나 순간 빠른 그놈의 손에 한마리는 그냥 압사해 배가 터지고 짓이겨져 버렸다.

 

    또 한마리는 공격하려다 놀래 다른 곳으로 피했으나 그놈은 전기 모기채를 들고 모기와 무슨 원수진 일이 있었는 지 도망간 일반모기를 끝까지 추적했다.  

 

    그리고 거기에 그만 따닥 소리와 함께 감전되어 전사해 버렸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다.

 

    지시를 따르지 않은 두마리는 참혹하게 생을 달리했다. 명령없이 행동한 결과였다. 그들은 살아 돌아갔어도 모기 군법회의 감이다.

 

 

    이제 5마리만 남았다. 일반모기 3, 벽타모기 2 이렇게 ...  이러다  피맛도 못보고 11월을 보내야 하는지 걱정이다. 

    일단, 상대방이 미쳐 날뛰면 시야에서 벗어나 숨도 쉬지 말고 잠시 숨어 있어야 한다. 숨어서 보니 그놈은 살기가 등등해 여기저기를 스캔하고 있었다. 

                                                                                                                                                             

    어느정도 시간이 흘렀다.  우리는 작전을 다시 세웠다.  이번엔 한꺼번에 공격하기로 했다.  그럼 운 좋은 놈은 피맛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운명이려니 하고 받아 들여야지 어쩌겠는가?

 

    이놈이 PC앞에서 졸고 있다. 기회다.  한방에 끝내야 한다. 공격명령을 내렸다. 나와 벽타모기들은 공격침이 잘 들어가지 않지만 비교적 안전한 팔과 손으로 향했다.  많이는 못 마셨지만 피맛은 그래도 좀 보았다. 녀석이 모르고 여전히 졸고 있다.  

 

 

    그런데 일반모기 두마리는 피부가 부드러운 얼굴로 날아갔다.  얼굴은 늘 위험한 것이 귀와 가깝기에 소리에 졸음이 깰 수도 있다.  그 바람에 손을 움직이고 자기 뺨을 때려 한마리를 잔인하게 살해하고 다시 전기모기채를 잡고 씩씩대며 여기저기를 스캔한다. 얼굴로 향했던 일반모기 한마리도 스캔망에 걸려 죽임을 당했다. 

 

    잠깐 피 맛을 본 나와 벽타모기 분대장은 잘 숨었지만 한마리는 발각되어 그놈에게 전기모기채로 살해를 당했다.

 

    이제 분대장들만 남았다. 이놈 피맛이 별로다.  피맛은 혈액형에 따라 다르다. 모기들은 대부분이 O형을 선호한다. 가장 맛 없는 피는 AB형이다.  이놈은 AB형인 것 같다.  더러운 놈.(이건 어디까지나 모기싯점, 오해없길 바람, 나나영초가 AB형임)

 

 

    벽타모기와 나는 한번 더 피맛을 보기 위해 이놈이 잘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어? 그런데 이놈이 에프킬라를 들더니 이 공간 여기저기에 마구 뿌려댄다.

    자기도 호흡하기 힘들텐데...   

 

    모기가 가장 무서워하는 화생방 무기다.  조금 뿌리면 정신을 잃었다가 다시 살아날 수 있지만 많이 뿌리면 결국 사망에 이르기도 하는 강력한 모기 천적 무기다.

    요즘은 이 무기가 대중화 되었고, 향도 여러가지가 있어 인간들에게 점점 덜 피해를 주면서 모기만 골라 죽이는 나쁜 무기로 진화하고 있다.

 

    우리 모기들도 이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하지만, 집행부에서는 권력싸움에 혈안이 되어 있다.  조선시대 당파싸움을 보는 것 같다. 모기들의 권익에는 관심이 없는 놈들이다. 모기대표를 잘 못 뽑았다.

 

 

    호흡을 참는데는 한계가 있다. 앞이 흐릿하다.  정신이 혼미해진다. 이 때 벽타모기분대장이 '내가 저놈을 유인할테니 당신은 빠져나가 본부로 가서 16층은 절대 공격하지 말라고 하시오. 공격하면 모두가 죽음이요.' 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할 수 없지. 벽타모기 분대장의 희생으로 나는 망설이지 않고 힘들지만 빠져나와 주방을 통해 밖으로 탈출했다. 살아 돌아 간다면 죽음도 마다한 그의 희생정신을 널리 알려 기리고자 한다.  이제 힘도 없어 날개짓을 할 수 가 없다.  11월 바람에 몸을 맡기고 땅으로 흘러 내려간다.  

 

*** 이 내용은 어디까지나 나나영초 맘대로 쓴 것이 오해없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