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 파트 아파트 ... 아파트 사람들은 불통?, 241123, 나나영초
요즘 '아 ~ 파트 아파트'가 세계적으로 유행이지만 나나영초는 '윤수일의 아파트'와 살고있는 아파트 밖에 모른다.
지금 살고있는 동네로 이사온 지 7년 되었다.
보통 아파트는 주민간 소통이 부족한 곳이 꽤나 있다. 그저 자주 마주친 분들과 인사하는 정도? 서로 묻지도 않는다.
궁금한 것도 없다. 나나영초 역시 전에 살던 곳에선 그랬다.
처음 이사 왔을 때 엘리베이터 게시판에 '서로 인사하기'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아닌게 아니라 먼저 입주한 분들이 얼굴 몰라도 인사를 한다. 낯을 가리는 나나영초도 따라서 덩달아 인사하게 되었다. 이것저것도 물어온다.
그러다보니 친하게 된 분들과 술을 곁들인 저녁식사도 하게 되었다. 함께하는 분들이 모두 나보다 형님 된다. 결혼 후 아파트에서만 살아와서 이웃간의 정이 없었다. 이 지역의 다른 아파트는 어떤지 모르겠다. 내가 사는 아파트는 이렇게 정이 넘쳐 흐른다.
어느날, 저녁식사를 막 마쳤는데 위층 형님이 전화를 했다. 저녁식사를 했느냐며.
나나영초는 일찍 식사를 마친 상태였다. 했다고 했더니 그럼 수육을 할테니 소주나 한잔하게 올라오라는 것이다. 오늘 형수님이 늦는다고 하시면서...
식사한 상태라 고민을 했지만 형님의 강력한 땡김에 밀려 몇시에 올라가기로 했다.
전에도 형님댁에 올라가서 종종 식사나 술 한잔을 했었다. 형수님이 요리를 연구하시기 때문에 음식을 참 잘하신다. 별미의 음식을 먹었었다.
이번엔 형님이 직접 수육을 하신다니 수육실력이 궁금하기도 했다.
딩동 딩동 문이 열리고 들어갔더니 형수님이 막 오셨다고 한다. 형님이 한다던 수육은 형수님 몫이 되었다. 형님도 형수님이 이 시간에 올 지는 몰랐다고 한다. 어쨌든 식탁에 앉아 음주와 대화를 시작했다.
형님은 한라산 소주를 좋아 하신다. 나나영초도 덩달아 한라산 소주를 마신다. 사진속에 수육이 세점 밖에 없다. 세점만 준비하신건 절대 아니다. 소주 두병 마시고 세점이 남은 것이다. 수육 세점만 준비하고 손님을 맞이할 일은 없다. 파김치도 거의 다 먹었다. 이제 맥주로 입가심할 차례라서 땅콩을 까고 계신 것이다.
땅콩 까는 형님의 손 모양이 귀엽다.
체코 맥주라는데 나나영초는 잘 모르겠다. 나나영초에게 맥주는 그냥 맥주다. 물론 소주도...
그런데 맥주맛이 좀 더 다른 것 같다. 뒤끝이 깔끔하다고나 할까.. 술이 땡기는 날인가..
형님과 형수님의 손이 조금 보인다. 과일도 다 깎았다. 아 나나영초가 깎지 않았다. 형님이 깎았다.
맥주에 탄산이 있어 맛이 달랐나보다. 뒤끝도 당연히 달랐겠다. 갑작스런 '한잔의 소통시간' 이었지만 아파트에서 정을 더욱 깊게 하는 시간이 되었다. 불러 주셔서 정을 나누어주신 형님께 감사한다..
11월 26일 가을밤, 형님이 과거 직장 후배와 나를 다시 불렀다. 정확히 말하면 형수님이 음식을 하고 초대를 한 것이다. 푸짐하게 준비하신 형수님 덕분에 맛난 저녁이 되었다.
가을을 보내며 따스한 정을 함께 나누었다.
집에 들어오니 시크한 냥이 그루가 술냄새를 맡았는 지 빤히 쳐다보기만 한다.
이렇게 정이 넘치는 아파트 한공간에 함께 있는 것이 행복감으로 밀려오는 가을날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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