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안 권하는 사회 - 철인삼종클럽 작은 모임 한잔 [오블완 1] 241107, 나나영초
- 철인삼종클럽 술문화
- 변하는 회식문화
때는 '24년 10월 30일, 수요일, 저녁,
춘천 마라톤대회와 통영 트라이애슬론 대회 완주 및 해단식 겸해서 소모임을 하게 되었다.
장소는 배포차(배 터지게 먹는 포장마차)라고 하는
술 마시는 집이다. 포장마차는 아니다. 가게 이름이 그렇다는 거다.
내가 속한 트라이애슬론 클럽 내 소모임이다. 몇명 빼고 모두 모였다.
모인 철우(철인 친구)들은 엄청난 주량을 자랑한다. 이 클럽 술문화는 어떨까?
근대소설 현진건의 '술 권하는 사회'가 있다. 물론 제목처럼 서로 술을 권한다는 내용이 아니라 시대적인 아픔을 안은 모습을 보여준 소설이다. 여기선 시대적 상황과 상관없이 그저 제목 반대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내용을 담고자 했다.
철우들을 만난다는 기쁨으로 기분좋게 가게 안에 들어가니 먼저 도착한 회원들이 3명 있다. 배포차의 쥔장(여기 가게)도 앉아 있다. 쥔장은 특이하게도 마끌리(막걸리의 다른 이름)만 좋아한다. 회원이 모두 모이기 전에 술을 먼저 시작한다.
모인 인원이 9명인데 마시는 술종류는 10가지다. 화살표로 술을 표시했다. 나도 가지고 왔으면 11가지가 될 뻔 했다.
최근 이스라엘에서 극적으로 귀국한 최00님에게서 탈출경로를 듣고, 운동이야기며 이런저런 살아가는 이야기들로 정을 쌓아가니 가져온 술은 점점 줄어든다. 얼굴에 술 표시 나는 회원은 없다. 나나영초는 많이 마시지 않는다. 조금씩 천천히 마신다.
오늘 참가자가 모두 모이자 메인 안주가 나왔다. 이제 술 마시는 속도가 빨라진다. 운동량이 있어서 그런가 술은 마시고 있지만 취하는 사람은 안보인다.
천천히 마시고 있는 나나영초에게 그 누구도 첫 한 두잔 이후에는 권하지 않는다. 원하는 경우만 따라준다. 그래서 부담없이 마실 수 있다. 다른 술자릴 가면 아직도 술 권하는 경우가 있긴하다. 그래도 대부분 강권하지는 않는다.
과거 술 마시다보면 잔뜩 취해 집에 가서 혼나는 경우가 있었다. 나나영초도 과거엔 집에 가서 혼나기도 했었다. 이젠 그럴 일 없어 좋다.
이렇게 같은 운동을 하는 회원들과 함께하니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늘 함께 하고픈 부담없는 사람들이다.
변화하는 시대에 빠르게 쫒아가야 한다. 사람들은 과거에 안주하는 경우가 있다. 나나영초 역시 그런경우가에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현직에 있을 때, '90년대생이 온다.'라는 책이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킨 적이 있었다. 리더쉽 교육 자료로 종종 쓰이곤 했다.
강사가 질문했다. 어떤 질문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90년대생의 행태에 대한 질문이었다. 나의 답은 우리집엔 90년대생이 둘이나 있고 2000년대 생도 있다고 했다. 그러니까 묻지 말라는 나의 대꾸였다. 내가 접하고 있는 현실이다. 내가 변하지 않으면 안되는 시기, 그런 나이 때가 되었다.
술문화도 권하지 않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고집하지 말고 변하는대로 따라가야겠다. 술 권하지 않는 사회는 좋은 사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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