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의 시간 (221112)
가을단풍 지나 찬바람이 불고 낙엽이 쌓이는 계절이 왔다.
가슴이 벅찼던 단풍의 시간을 뒤로하고 이제 겨울을 준비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겨울산행은 저체온증을 불러올 수 있기에 따스함을 준비해야 한다. 나름 따스함을 준비하고 출발한다.
이번 산행은 도봉산의 못가본 정식 등산로를 가려고 한다. 도봉산은 인근산이라 안가본 길이 없는 줄 알았는데 망월사 가는 원도봉계곡입구에서 능선을 올라가는 코스는 가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는 원도봉탐방센터까지 간 후에 지장암과 원효사를 지나 이름 모르는 능선으로 올라가려 한다. 일단 여기선 이름 모르는 능선을 무명능선으로 부르겠다..
** 사진은 포대능선을 타던 중 뷰가 아름다운 곳에서 등산객이 찍어준 사진이다. 못찍는 다고 하더니 이포즈 저포즈를 요구한다. 감각이 있는 분인 것 같다.
*** 산행코스 : 호원직동공원입구 - 회룡탐방지원센터 - 보루길 - 원각사 - 원도봉탐방지원센터 - 원효사 - 무명능선(원도봉능선) - 포대능선쉼터(산불감시초소) - 포대정상 - Y계곡 - 신선대(자운봉) 쉼터 - 도봉탐방지원센터
등산 준비물을 배낭에 때려넣고 정자에 가 신발끈과 가벼운 스트레칭을 마치고 출발기점인 호원직동공원 출발 포인트 맨홀뚜껑 앞으로 이동한다..
회룡사로 가지않고 보루길인 둘레길로 들어간다..
들어서면 낙엽을 밟고 가야한다. 낙엽길은 미끄러짐도 있고 낙엽아래 무엇이 있는 지 몰라 주의 해야 한다. 간혹 아래 돌이 있어 발목을 다치는 경우도 있다..
보루길 전망대를 지나면 계속되는 능선이 나온다. 말이 둘레길이지 내가 보기엔 보루길이 북한산 전체 둘레길 중 두번째로 험한 곳이다. 첫번째는 사패산 북쪽에 있는 산너머길이고..
그런데 저 앞에 런복장에 달려가는 사람이 보인다. 달리는 사람을 붙잡고 물어봤더니 북한산둘레길 65km 대회가 개최되고 있다고 한다. 헐이다. 나도 울트라마라톤대회도 참여했지만 평지 65km도 쉽지 않은데 둘레길 65km를 달린다니 참 대단들 하다..
사패산 3보루 안내다. 1,2보루는 호암사에서 갈 수 있고 3보루는 따로 이곳에 떨어져 있다..
북한산둘레길 65km 대회 참가자들이 나를 추월하며 능선을 뛰어간다. 내 뒤에서 발자국 소리가 나면 얼른 비켜주었다. 누구는 감사합니다. 하며 가기도 한다.. 힘내세요!!! 한마디에 감사함을 표현하는 러너들이다..
보이는 직진길에 대한 이정표가 없다. 그 길로 오르면 포대능선 쉼터에 갈 수 있을 것 같다..
토끼가 길을 돌아 다닌다. 옆에 가던 어떤 등산객 둘이 산토끼다 집토끼다 하며 누구 목소리가 큰지 경쟁하는 것 같다..
잠시 아직 남아있는 단풍을 즐감해 본다. 이 단풍도 얼마남지 않았다. 몇일 뒤면 마르거나 떨어질 것이다..
시간을 생각하게 한다. 세월 앞에선 영원한 것이 없다. 살아생전에 좋은 일, 아니 나쁜일은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생각하는 사이 원도봉탐방지원센터에 도착했다. 망월사방향길은 원도봉계곡이고, 나는 원효사방향으로 간다. 초행길이다..
지장암은 300m,원효사는 400m 남은 곳이다. 다리를 건너간다.
여기를 올라가면 내려가는 길이 나온다. 내려가면,
샘터가 나온다. 물맛은 어떨까 목을 축여봤다. 내가 하얀 바가지와 노랑 바가지 중에 어떤 색 바가지로 마셨는지 질문을 하고 싶다. 이런 수질검사 내용이 어디에도 없다.
여하튼 샘터를 지나서,
낙엽길을 쭈욱 올라가면,
작은 능선에 오른다. 이제 포대능선까지 1.2km 남았다. 배낭과 등짐을 지고 가시는 분이 나에게 이 능선에 대해 자세히 말씀해 주신다. 매일 올라오신다고 한다.. 이 산행길에 관한한 완전 초고수님이다. 한 수 배우고 간다. 여기서 이별했다..
허기져 뭔가 좀 먹을까 하고 자리를 찾는데 왼쪽에 이미 자리를 선점하신 분이 계셔서 난 그냥 올라간다..
능선길에 마른 단풍잎을 본다. 시간은 정직하다라는 말을 되새겨 본다..
철재 계단길도 두번이나 나온다.. 조심조심 올라간다..
능선에 도착했다. 다음길은
쇠바가 기다리는 길이다. 다락능선처럼 쇠바길이 자주 있지는 않지만 조금 길다. 앞에 꺽이는 부분에서
쇠바길을 조심히 오른다.
아래를 내려다 보니 바로 앞에 바위가 우뚝 솟아 있다. 그 너머로 보이는 도시의 아파트들이 보인다..
정규 탐방로라고 쓰여있는 길을 따라 오르다 조망을 해본다..
조망이 터지니 좋다. 멀리 사패산과 갓바위가 보인다..
드디어 헬기장에 도착했다. 헬기장에는 냥이녀석이 누워 나를 빤히 쳐다본다. 순간 기분이 나빠지려한다. 도망도 안가는 녀석들이 밉기도 하다.. 나는 왼쪽 아래 사진에서 오른쪽으로 올라간다. 그래야 포대능선 쉼터(산불감시초소)에 도착할 수가 있다..
드디어 포대능선 쉼터에 12시에 도착했다. 출발한 지 6.4km지점이며, 2시간 39분 소요되었다. 이제 1차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자리를 찾아 나선다..
산불감시초소전, 바위 위에서 1차 식사를 한다. 수락산의 모습이 보인다. 미세먼지 탓인지 흐릿하다..
포대산불감시초소에서 동쪽 그니까 수락산을 바라보며 식사를 하는데 오늘은 사람이 많아 이곳에서 그냥 식사한다..
1차 식사는 컵라면에 따스한 물을 붓고, 라면을 다 먹은 뒤엔 누룽지를 라면국물에 넣어 조금만 불린 후 맛나게 얌냠한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도봉산 정상인 자운봉, 신선대를 조망해 본다. 포대정산도 보인다..
냥이들의 싸움을 바라보는 까마귀가 자못 심각한 모습이다..
산불감시초소를 지난 뒤 적당한 조망지점에서 도봉산의 최고봉을 바라보며 한 컷 찍었다..
온 길을 뒤돌아보니 산불감시초소가 보인다..
이 곳은 산불감시초소를 지난 지점으로 전망이 좋은 곳이다. 지나가던 등산객이 사진을 못찍는다면서 이포즈 저포즈를 계속 요구했다. 사진 감각이 있는 것 같다. 멋진사진 감사하다. 다음에 만나면 커피 한 잔 대접해야겠다..
650봉 앞이다. 앞에 쇠바를 잡고 오르는데 우측통행이라고 쓰여있다. 올라서 오른쪽으로 가면 650봉이다. 딱히 이름이 없어서 그렇게 부르나 보다. 왼쪽은 조망이 좋은 곳이다..
이 곳을 갈 때는 언제나 찍는 거꾸로 달리는 나무다. 오늘도 찍는다..
Y계곡 우회길 첫번째 길 가기전 이정표다. 왼쪽으로 가면 민초샘을 통해 원도봉탐방지원센터를 거쳐 망월사역으로 갈 수 있는 삼거리다..
우회탐방로 안내판이다..
나는 우회하지 않고 직진한다. 오른쪽길이 우회길이다. 우회길도 갈만하다..
오늘도 쓰레기는 있다. 산쓰3줍은 계속 되어야 한다..
포대정상 직전의 목재계단길이다.. 목재계단길도 사패산 방향 전망이 좋다..
포대정상에 도착해 나란히 있는 만장봉, 자운봉, 신선대를 조망해 본다. 여기에 오르지 않고 이 광경을 볼 수 없다..
나는 2차 식사를 다 하고 사진을 찍고 있는데 나에게 사진을 찍어 주었던 분들이 도착했다. 이곳에서의 사진포인트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Y계곡까지 함께 간다..
아래 다락능선을 조망해 본다.
포대정상 아래 계곡이다..
사진을 당겨서 Y계곡 오름길 끝부분을 담아봤다..
Y계곡 출발전 자운봉, 신선대, Y계곡정상을 찍어봤다. 아무리 봐도 멋진 뷰다. 신선대와 Y계곡 정상에 사람이 있다..
내려가는 곳이다. 항상 조심이 가야한다..
내려가는 쇠바길이다..
Y계곡 제일 하단에서 찍었다. 쇠바 따라서 올라가면된다. 여기서 오른 후 왼쪽으로 쇠바가 계속 있다..
쇠바는 끝까지 계속된다. 팔 근력이 필요하다..
나와 함께 오르던 사람은 초보니 뭐니 하더니 잘만 오른다. 다리가 길어선가 보다..
앞서간 사람이 나를 찍어 주었다..
Y계곡을 오른 후 신선대 쉼터에서 신선대를 향해 찍었다. 항상 찍는 곳이다..
이번엔 자운봉과 신선대를 동시에 찍었다.. 도봉산의 하일라이트는 자운봉과 신선대가 아니껬는가?
자운봉 위주로 찍었다.
자운봉과 신선대 사이에서 뒤 돌아 Y계곡 정상을 찍어본다..
여기는 신선대 정상부분이다..
이제 하산길 2.2km 정도 남았다. 내려가는 거야 이제 급경사가 없어 시간이 얼마 안걸린다. 어쨌든 비를 즐기며 하산한다..
단풍잎이 낙엽되어 바닥에서도 단풍물을 뚝 뚝 흘린다..
이렇게 낙엽과 늦가을의 정취에 취해 내려오다보니 어느새 도봉탐방지원센터까지 왔다. 현재까지 총 11.1km에 5시간 39분이 소요되었다.
비가 제법 오고 있다. 바닥이 흥건하게 젖어있다..
집에 와서 오늘 올라간 포대능선 쉼터, 자운봉을 바라본다..
*** 산행을 마치고
낙엽이 많은 시기이니 미끄럼 등 다치지 않도록 주의해야겠다.
개도 안버리는 쓰레기가 많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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