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운동했던 참여수기를 모아 기록을 위해 남기고자 찾아서 가져옴.
대한매일마라톤 대회를 다녀와서(2003. 5. 18 20:00)
마라톤의 메카처럼 되어버린 상암운동장 앞 평화의 공원. 아침의 날씨는 바람이 불어와 시원했으며 구름 또한 많아 햇빛은 비추지 않고 있다. 기분상 좋은 기록이 나올 것 같다.
오늘 대한매일 마라톤대회는 나에게 있어 2주 후 있을 양평대회의 예행연습과도 같다. 생각보다 시원한 날씨에 기록에 대한 자신감이 붙었다. 오늘 목표기록은 1시간39분이다.
물론 이대회의 코스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한다. 대부분 도로를 달리고 공원을 한 바퀴도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언덕이 별로 없는것 같다. 이제 목표기록을 달성할 일만 남았다.
개그맨 배동성이 사회 보는 가운데 출발선에 모였다. 나도 배동성이 만큼은 사회볼 수 있는데 하며 배동성이 시키는대로 소리지르며 파이팅을 외치고 준비운동도 마쳤다.
이제 출발.
기록에 대한 강한 집착인 지 나는 앞쪽 7번째 줄에서 출발했다. 앞에서 내 주로를 방해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앞쪽에 있는 사람들은 그만큼 자신있는 사람들이다. 지금 내가 스피드를 많이 내고 있음을 직감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반환점 또는 15km지점에서 지치기 쉽다. 속도 조절을 했다. 그래도 2.5km 구간이 11분이다. 분명 오버페이스 하고 있었다.
2.5km구간을 지나 다리를 넘어서자 언덕이 나타나 약간 당혹스럽긴 했으나 이후 언덕을 세 개 넘고 오는 길에 다시 3개를 또 넘어야 했다. 그리 높지 않은 경사지만 힘이 들었다. 하프의 선두주자들이 7.5km 구간을 돌아오는 모습이 보인다. 이쯤에 탄천검푸 마라톤 클럽의 한사람이 "아저씨 모자 멋있네요" 하며 내 앞을 지나쳤다. 나는 "화이팅"으로 응수했다. 내 모자는 세계에서 하나밖에 없는 모자라서 관심이 쏠린 모양이다...
10km를 지나 공원에 들어섰다. 13km까지는 내 목표대로 잘 달렸으나 15km지점에서 부터 힘이 딸리는 듯 했다. 내 목표기록을 달성하려면 1시간10분에 도착했어야 한다. 그런데 1시간11분40초로 1분40초나 뒤졌다. 초반 오버페이스 한 것이 조금씩 뒤쳐지게 하나보다.
나에게 "아저씨 모자 멋있네요" 했던 탄천마라톤클럽 달리미가 내 앞에 보였다. 지쳐선 지 조금씩 나에게 처진다. 내가 "화이팅!"을 외쳐주자 날 보더니 "아 예~ 파이팅" 하며 응수해 준다. 나는 그 사람을 지나쳐 달렸다.
18km지점부터 스퍼트를 하기로 하고 달리던 대로 계속 달렸다. 그러나 조급해선 지 17km지점부터 스파트를 시작했다. 상당히 빠른 느낌이었다.
19km지점에 도착하자 너무 힘들었다. 이제 남은구간 2.1km 막판 스퍼트를 내야 하나 쉽지가 않다. 이미 힘이 많이 빠져 있었다. 초반의 오버페이스를 안타까워하며 달려야 했다.
마지막 약 300m 정도. 온 힘을 다해 스퍼트했다. 내 모자탓인지 여기저기서 카메라를 눌러댄다. 아마도 사진은 많이 찍혔으리라. 하프(21.0975km)의 공식기록은 1시간 40분 31초. 안타까웠다. 1시간 39분대를 목표로 달렸으나 내 뜻대로 되지 않았다.
원수같은 31초. 거리로는 120m정도. 그러나 만족한다.
오늘의 레이스를 분석해보면,
고질적인 문제지만 초반 오버페이스가 가장 큰 문제였고 언덕코스가 있다는 것을 파악하지 못했던 것이 마이너스 요인 이었고, 무덥지 않고 구름낀 날씨가 레이스에 플러스 요인이 되었던 것 같다. 나름대로 판단한다면 날씨 덕을 많이 본 운이 좋았던 레이스였다고 볼 수 있겠다.
이제 양평대회가 기다린다. 이번대회에 39분대를 진입하면 양평대회는 1시간 50분짜리 페이스메이커로 나서려 했는데 목표달성을 못해서 다시 39분대를 목표로 삼고 레이스를 펼치려 한다. "오로지 훈련만이 기록을 말해준다."는 누구(사회복지과 오모씨)의 말대로 마무리 훈련을 잘 해서 양평대회에 대비해야겠다.
2003. 5. 18 20:00 수락골 우거에서 "영초"
*** 2022년 지금에 와서 보니 운동에 빠졌던 당시가 그립다. 마라톤은 2001년 12월 하프코스부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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