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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등 내 인생 특히 기억나는 것들

고구마 심는 것이 왜 쉽지 않지?? 220522

[문제] 고구마 심는 것이 왜 쉽지 않지?  [답] 서울 촌놈들이 하니까...

* 농사에 농자도 모르는 사람들이 농사를 한다고..

 

  고교동기 중 한 친구가 안성에 농사를 짓고 있어 몇명이 의기투합해 땅 일부분에 고구마를 심기로 했다..  일단 나는 자차를 이용해 1시간30분 걸려 수도권 외곽순환고속도로 타고 한강을 건너고, 중부,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또 무슨 도로를 타고 약속된 친구의 땅에 도착했다.  이미 두친구가 먼저 와 있었다.. 그래서 지주포함 4명이 시작했다.  한명은 아직 미도착이다.

* 오늘 모인사람은 동기 악덕지주 성*, 홍*, 운*, 병*. 나나영초  그리고 시원한 수박을 가지고 오신 선배님 이렇게 6명이다.

(악덕지주악하지 못한 덕있는 지주란 뜻.  출처 : 나나영초 머리속)

 

  모였다가 일터로 내려가는 모습이다.  앞에 보이는 밭도 친구 소유지만,  오늘 고구마 심을 밭은 더 아래에 있다.  이 근처가 다 악덕지주의 땅이다.  소위 마름이라는 친구는 아직 오지 않았다.  늦게 온다나 어쩐다나.  집이 제일 가까운데...  마름을 자르든지 해야지..(자르는 건 악덕지주의 몫이다.)  

 

  오늘 할 일은 비니루를 씌우고 구멍을 내서 고구마를 심는 것이다..  앞에는 비니루와 구멍뚫는 쇠막대, 줄기박는 도구휘어진 꼬챙이가 있다...  

  업무분장을 마쳤다.  나는 비닐설치와 고구마심는 일을 맡았다.  바람이 부니 비닐설치도 쉽지 않다.  삽질을 해 흙으로 비닐을 덮어줘야 한다.  바람에 날라가지 않도록... 

  모두가 농사는 처음인데..  좀 불안하다.

 

  이건 악덕지주(성*)가 뭘 했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스프링쿨러 땜에 가는 것 같기도 하다..

 

  이미 있는 비닐이다.  저렇게 비닐을 쳐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위협하는 것이 아니다...  고구마줄기를 땅속에 눌러주는 도구이다..  악덕지주가 강의(설명)하는 모습이다..  자기는 긴 장화를 신고 나에겐 짧은 장화를 주었다..

 

  고구마줄기를 꺼내고 있다.

 

  지주가 시범을 보인다..  고구마줄기를 위에서 똑바로 누르는 것이 아니고 30도~45도 정도로 비스듬하게 눌러줘야 한다고...  아무도 모르니 그러려니 했다..  

 

  비닐을 설치하는 모습이다.. 

  골도 삐뚤삐뚤.  원래 이렇게 하는 것인지..

 

  스프링 쿨러는 있는데 조정할 줄 몰라 물세레 맞으며 고구마를 심었다.  조정 좀 하라했더니 오늘 사와서 조정법을 모른다며 그냥 더위나 식히며 하란다..  이런 악덕지주 같으니...  난 사진 찍느라 안보인다.

 

  일 할 때는 열심히 하는 친구들..  진짜 뭔가 하는거 같다..

 

  일하다 참을 먹는다.  수박이다.  5년선배님이 수박을 사 오셨다.  시원하고 달았다.  뒤에 좀 더 자세히 소개된다. 

 

  저렇게 팽팽하게 비닐을 덮어야 한다..  비닐 씌우기를 마치고 구멍이 뚫린 비닐에 고구마를 심기 시작한다..

 

  비닐에 구멍이 많이 뚫려 있다.

 

  운*이가 비니루에 구멍 내느라 힘을 많이 쓴다.  키도 커서 허리를 더 숙이느라 힘이 들고 손도 아팠을 것이다..  잘도 참는다.  내가 해보니 힘들일 필요가 없다..  그냥 한번씩만 위에서 아래로 힘없이 툭 내려놓으면 된다.  운*이는 위에서 힘으로 누르고 있다..

 

  비니루 친 곳에 모두 구멍 뚫느라 고생이 많다.   미소는 잃지 않는다.  힘 안든척...

 

  구멍뚫다 손이 아프다고 한다.  왜 힘을 주어서 하느냐 했더니 고구마 심어야 하지않느냐고 반문한다.  고구마 줄기 심어보니 땅까지 구멍낼 필요는 없다...   우린 이렇게 사소한 것 가지고 생각의 차이를 드러낸다.  쌩초보들이 뭐 ...

 

  천안에서 온 친구 병*.  학교는 물론 서울에서 함께 공부했다.  직장생활 하느라 지방에 갔었다..  여기에서 마름으로 비공식 임명된 친구다.  마름이라 그런지 일의 속도가 느리다.     *마름 : 지주를 대리하여 소작권을 관리하는 사람 (네이버국어사전)

 

  막상 업무분장을 하고 맡겨노니 다들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한다.  나 빼고 고교때 열심히 공부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요건 내가 신은 장화다. 악덕지주가 커다란 장화를 줘서 넘어지지 않으려 애쓰며 일을 했다.  발만 빠지면 낭패다.  역시 악덕지주다...

  비닐속에 고구마줄기를 심을때는 비닐위로 나온 줄기아래에 흙을 깔아주어야 한다. 줄기가 비닐의 열에 탈 수가 있기 때문이란다.  고구마 하나 심으면서도 배울게 이렇게 많다..

 

  진짜 열심히 했다..  스크링쿨러가 물 내리는 곳은 이 가뭄에도 불구하고 물이 고였다..

 

  잘 심을지도 모르면서 나름 열심이다.  다들 처음이라는 말에 놀랐다.  나도 처음인데 지금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스프링쿨러에 연결된 호스가 짧아 더 멀리 가져다 놓을 수가 없다.  내가 위치를 조금 옮겼다..

 

  그래도 나름 다들 열심이다.  집중력은 있는듯... 가운데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나다.

  친구들 모두 이렇게 열심히 했건만 동네 어르신이 오셔서 하시는 말씀

  "지금 심은 거 다 죽을거야.. 그러니 다 뽑아서 한군데다 물잔뜩 주고 모아놔,  그러다 비오고 나면 그때 심도록 해."

  엥?  이게 무슨 말씀인가?  기껏 몇시간 동안 허리 못펴며 내일 몸살 날 정도로 열심히 했건만..  처음에 알려주셨음 얼마나 좋았을까...  오늘일 간단히 끝났을걸..

  "땅속에 수분이 없어서 살지 못해."

  이제와서 어쩌랴...   물이라도 잔뜩 주는 수밖에..  우린 이대로 작업을 끝까지 마쳤다..  초보의 고집이 있지..

 

  고교 5년 선배님이 찾아오셨다..  지금은 회사 은퇴하시고 후배 농장에 어떻게 일하나 보러 오신것이다.  앞에서 미소를 보여주시는 제일 말끔하신 분이 선배님이다..

 

  저 멀리 씻고서 오는 친구가 홍*이다.  

 

  악덕지주가 준비해준 고기를 친구 운*이가 굽는다. 자연속에서 공기와 숲내음을 맡으며 밭일 후 먹는 고기맛은 음 음 뭐랄까 술을 부른다.  하지만 난 운전해야 해서...    그런데 운*이가 고기를 완전 잘 굽는다..  

 

  이사진은 악덕지주가 찍었다.

  내가 물호스를 잘못 건드려 선배님께 물폭탄 공격을 하고 말았다.  정통으로 맞았다.  감정이 전혀 없는데.. 

  선배님 죄송합니다...  고의가 조금도 조금도...  없었어요..

 

   요건 오늘 먹은 수박씨 6개를 심어놓고 표시해놓은 것이다.  물을 잔뜩 주었다.  금방 스며들겠지만..  천안에 사는 친구에게 종종와서 수박에 물을 주라고 했다.  친구도 흔쾌히 수락..  

  악덕지주는 내가 요만큼 수박 부쳐먹는 것에 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럼 난 수락으로 안다..

 

  오늘 나와 같이 몸으로 때운 친구들..  하나하나 배우며 하는 것이니까 좀 못했어도 괜찮다.  악덕지주부터 농사지을 줄 모르는 사람인데 뭐... 

 

  오늘 작업한 땅의 모습이다.  결국 다했지만 잘 자랄지 모르겠다..

 

  고교 우리반 친구들은 졸업한 지 40년 다 되었지만 평소 카톡에서 소통하고 있으며 기회되면 만나고 있다..  사회생활하며 시간이 서로 달라 만나기 힘들지만 보려고 노력하는 친구들이다.  못만난 친구들도 오늘 일을 알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좋은 우정을 쌓아가려한다.

  친구들 모두 건강하게 즐겁게 행복하게 살자...  오늘 만나서 반가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