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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등 내 인생 특히 기억나는 것들

아마 난생 처음 일거야.. 배추와 무 심기부터 김장까지.. 221126 (220904 ~ 221126)

난생 처음일거야..  배추와 무 심기부터 김장까지.. 221126 (220904 ~ 221126)

 

  세상에 태어나 배추심는 것 부터 김장까지 모두 간여해 본 적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집사람 손에 이끌려 주말농장을 체험하게 되었고, 우리가 심은 것으로 관리부터 수확까지, 그리고 김장을 하고 마끌리 한 잔 까지..

  좋은 경험이었고 즐거웠다.  

 

  주말농장에서 배추와 무 모종을 심고 물도 주고 배추 묶어 주기도 하고 수확도 했다. 그리고 김장까지..

 

  아는게 힘이라고. 모르니 힘이 남들보다 배는 들었을 거다. 아내도 농사일을 잘 몰라 주변에서 듣고 나에게 일을 시킨다.

  덕분에 배추가 잘 자라 김장까지 하게 되었다..

 

 

[9,4 배추와 무 모종을 심으러] 주말농장에 갔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비료 뿌리고 흙과 잘 섞기'를 위해 '밭의 흙을 골라준다. 다음은 비료를 뿌리고 잘 섞어야 한다고..  그나마 삽질은 군대생활 때 해봐서 조금 낫다..

 

  잘 섞어야 한다..  잘 섞어진 것 같다..

 

  잘 섞고 저렇게 고랑을 만들어야 한다..  밭 일을 해본 적 없는 사람에게 교육은 안 시키고 무작정 하래서 일단 했다..

  집사람이 모종을 열심히 심는다. 음 그 당시 비가 오고 있었나 보다..

 

  비닐을 다 씌웠다..  이 정도 하는 것도 힘든데 농부들은 얼마나 힘들까.. 오늘 결과다.  이 한 부분 하는게 이리도 힘들다니.  아 정말 하기 싫었다. 산을 갈 걸 안 갔더니 이렇게 일을 시킨다.. 다행히 비가 와서 물은 안줘도 된다고 한다..

 

  이 길 따라서 나간다..  다 하고 나니 속 시원하다. 

  나 같은 고급인력을 못하는 일에 부려 먹다니..  잘 하는 걸 시켜 달라고..  예를 들면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며 남들 일하는 거 구경하는 것.

 

 

[10.29 배추 묶으라는 아내의 말씀에 룰루랄라 주말농장으로 혼자 고고씨잉]  그냥 다 해주시지..

 

  혼자 배추 묶으러 주말 농장에 갔다.  그냥 묶으면 된다고 한다. 그 정도야 뭐..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니었네..   예기치 못한 일이..

 

  이 길을 통해 올라왔다..  9월4일 찍은 사진과 10월29일 찍은 같은 부분의 사진이 여름과 가을시기를 잘 말해준다..  

 

  주말 농장에 도착하니 농장주 형님과 밭형님이 술을 한잔하고 있다..  배추 묶으러 왔는데  술 마시자고 유혹 하신다.  이따 도와 주신다나..  난 술 잘 못 마시는데..  <= 이 부분이 예기치 못한 부분이다..

 

  파 이정도면 잘 자랐다..  파는 기대 안했는데 저 정도면 훌륭하다..

 

  배추와 상추, 파..

 

무가 커 보인다..

 

  좀 늦게 심었다고 하던데 무도 잘 자라고 있다.  옆에 보이는 무는 우리 무 아니다.  저집은 정말 잘 자랐다..

 

  배추가 잘 자라고 있는건진 모르겠다..  좀 늦게 심어서 어떨지.. 이 배추들을 묶어야 한다..  안묶으면 벌어진다나..

 

  오른쪽 옆집이 더 잘 자란 것 같다..  남의 떡이 커 보이는 건가..

  자 이제 묶어 볼까..  무조건 묶으면 된다고 한다.

 

  우리 배추 묶는 것을 도와주시는 밭 형님..   소주 마시고서도 손떨림 없이 잘 묶는다.. 음작(음주 작업)을 잘하시네.

 

  난 또 어떤가..  술 마시다 나와서 열심히 묶었다..  처음에 장갑끼고 묶으려니 시간이 너무 걸려 장갑을 벗어 던지고 맨손으로.  자세가 벌써 남 다르지 않는가..

 

  내 묶는 속도가 장난이 아니다..  나의 빠른 손놀림에 보는 사람들이 감탄한다..

  장갑을 벗고 작업해선지 저녁때 손목이 가려웠다.  몇일 동안 손에 약 바르며 가려움을 이겨냈다..

 

  우와 드디어 다 묶었다.  물론 밭형님이 많이 묶어 주셨다..

 

  그런데 배추 제대로 못 묶었다고 핀잔이다.  하기전에 가르쳐 주시지. 술 먹여놓고 묶으라니.. 

  그것도 다 끝난 다음에 배추 윗부분을 묶었어야 한다고..  그것도 몰랐냐고..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아 진짜.  나름 열심히 했는데..  이 형님 너무해.  그냥 다 해주시지..

 

  어쨌든 다 묶은 모습이다..

 

  밭에 있는 다른 작물, 파와 상추 등 등..

 

  이렇게  배추 다 묶고 다시 술을 마신다.  셋이서 이 만큼 2병은 아직도 안 마셨다.  두병 다 마신 뒤  2차 가자고.. 술 못마시는 나에게 두형님이 대리 불러 차에 태우고 가신다.  이 분들 아직 끄덕도 없다..  나만 헤롱 대나 보다..  내 차는 내일 가져가기로 하고..

  결국 2차를 마신 뒤 다음날 새벽에 택시 타고 귀가했다..  

 

** 다음날 내 차 잘 가지고 갔다..   

 

 

[11월 25일 배추 뽑으러] 주말농장에..  수확의 기쁨이..

 

  아내는 건강검진 마치고 쉬어야 하는데 내일 김장해야 한다며 오늘은 배추를 뽑아야 한다는 것이다. 어찌 아내를 이길수 있겠는가?  져 주는게 이기는 거지..

 

  이렇게 보기엔 무가 참 큰 것 같다..  무는 보이는 부분을 보고 판단해선 절대 안된다는 것을 배웠다..

 

  나의 손길을 기다리는 배추들이다.  배추 뽑는 것 처음이다.  

 

  배추 뽑으러 올라온 길이다.. 

** 앞 같은 부분 사진들과 비교하면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무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  위쪽만 두툼하지 길지가 않다.  어쨌든 22개 수확했다. 두번 세어봐도 22개..

 

  먼저 배추를 뽑고, 이번엔 장갑을 끼고 칼을 들고서,  배추 묶은 줄을 자른다..

  자른 줄은 줄대로 묶어 따로 버린다..  

 

  세어보니 작은 것 빼고 69포기가 된다..  이 작은 밭에서 이정도면 한계절 먹고 살 수 있겠다..

  아주 큰 것은 몇개 없지만 모두 속이 꽉 찼다.  밭이 좋다. 내 마음과 같은가 보다..  ㅎㅎ(농담)

 

  배추의 마른 겉부분을 뜯어내자 크기가 확 준다..  내가 너무 뜯어냈나..

 

  오늘 일한 결과물이다.  뿌듯하다. 그런데 무가 안보인다.  아 오른쪽 끝 박스에 있다..

  작업한 배추를 박스와 비닐에 담았다..  이제 검은 비닐을 제거해야 한다.  쓰레기로 집에 가서 버린다..

 

  배추밭 비닐 제거 완료 모습이다..

 

  차를 이동한다.  오늘 수확한 배추와 무를 싣고 집으로 고고씨잉 하려는데..

 

  가려 하는데 마지막 남은 검은비닐이 보인다..  그래서...

  남은 바닥 검은 비닐도 제거하고 봉지에 담아 집으로 가져온다.. 

 

  집에서 아내가 배추를 절여 놓아야 한다며 배추를 반으로 자른다.  저렇게 잘라야 하나보다. 속이 참 튼실하다..

  아내가 밤새 다 절여 놓았다.

 

 

[11월 26일 우리가 수확한 배추와 무] 로 김장을 한다..

 

  집사람이 아침에 장모님을 모시고 왔다..

 

  절여놓은 배추를 주방으로 가져간다..

 

  배추를 버무리며 간을 보라한다.  그치 나 이런거 잘한다.  그리고 좋아한다.  내적성에 맞는 맛보기 같은 거 시켜주면 좋다..

 

  큰딸이 자다 나와서 합세한다. 할머니의 첫번째 사랑을 받은 터라 장모님만 오시면 힘이 나는 녀석이다..  버무리는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다.  직업과도 연관있나?  도예를 하는 녀석이라선지 작업하는 손은 뭐든 빠르다..

 

  큰딸이 버무린 배추속이다. 잘 버무렸는지는 난 모르겠다.  아는 것만 판단한다..

 

  완성된 배추는 상자속에 들어간다..  이렇게 하면 22년도 김장 끝이다.  난 한 것이 무엇이 있나를 곰곰이 생각해 본다..

  김장이란 것이 이렇게 수 많은 공정을 거쳐 완성된다는 것을 직접 느껴보니 그동안 아내의 힘듬에 미안함이 가득해진다..

 

 

  그래도 마지막은 굴이 들어간 배추속과 마끌리 한 잔 아니겠는가..  이번 김장은 배추 심기부터 김장까지 내가 조금은 일조했다는 것에 기쁨이 있다.  물론 집사람은 생각이 다를 수 있겠지만..

 

  금년 김장에는 직접 심은 배추, 무, 파를 사용했다.  실제 사 먹는 것과 비용을 비교하면 시간과 돈이 더 들어갔을지는 몰라도 일상의 행복을 생각하면 완전 훨씬 만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