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운동(헤엄,잔구,뜀박질 등)
하늘이 도운 12년 만에 참가한 마라톤(DMZ) 공식대회 [나나영초] 240907
나나영초(nanayeongcho)
2024. 9. 15. 22:01
하늘이 도운 12년 만에 참가한 마라톤(DMZ) 공식대회 [나나영초] 240907
가볍게 운동하며 지내다 나나영초가 가입해 있는 철인클럽 회원의 권유로 마라톤대회를 참가하게 되었다.
문제는 풀코스를 신청하자는 것이다. 헐, 풀코스를 뛴 지가 10년도 넘었는데 2개월을 남겨두고 어떻게 훈련하고 풀코스를 달린는 것인가?
권유한 회원 본인이야 평소 훈련량이 충분하니까 할 수 있을 지 몰라도 나나영초는 풀코스를 뛴다는 것은 가다가 쓰러지라는 것이다. 그치만 함께 폴코스를 신청하고 말았다.
2개월동안 회원 3명이 함께 풀코스 대비 장거리 훈련을 했지만 여름철 무더위로 목표하는 장거리를 달리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9월8일 대회날짜는 다가오고 말았다. 달리다 말아야겠다는 생각으로 기다리는 관광버스에 올랐다.
이거이 뭔일, 내 배번을 받는 순간 하프코스다. 어떻게 된 거지? 알고보니 이번대회 함께 참석하며 신청해 준 분이 실수해서 하프코스로 신청한 것이다. 미안하다고 하는데 대체 뭐가 미안한 것인지. 나나영초는 천만다행이다. 사실 하프코스도 완주할 수 있을 지 걱정된다. 이것은 하늘이 도왔다고 할 수 밖에 없다.
철원 DMZ 마라톤대회는 버스까지 대절해서 많은 인원이 참여한다. 함께가는 분들이 노년층이 많아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걷기도 있다고 한다.
고속정 관지에 도착했다. 하프코스 주자는 이 곳에서 다시 버스를 타고 하프코스 출발지로 이동한다.
*** '고속정 관지 => 고석정 관광지'로 수정, 이런 오타도 다 있다. 그래서 남겨둔다. 진짜 멍청하다.
하프코스 출발지는 민통선 지역안에 있다. 이 곳에서 출발해 고속정관광지까지 달리는 것이다. 날이무덥고 코스가 평지라 마라톤하며 퍼지기 딱 좋은 날씨다. 퍼지지 말아야지...
많은 달리미들이 대기하고 있다. 아차 팔토시를 안가져 왔다. 가방안에 있는데 짐을 맡기고 오면서 미처 생각을 못했다. 팔 다 타겠네. 이런 이런... (결국, 팔이 엄청 타버렸다. 얼굴도 ~ )
출발하기 위해 앞으로 이동한다. 앞에 줄들은 이미 출발을 시작했다.
참가인원이 꽤 되었다. 민통선 지역안을 달린다.
약 10km에 다다르자 앰블런스가 달려간다. 날이 무덥고, 바람이 없다보니 준비가 안된 달리미들은 쉽지 않을 것이다. 준비가 된 자만이 달려야 한다. 나도 준비가 부족하다. 그래서 천천히 달린다.
하프 약 11km 지점이다. 천천히 달려왔는데도 온 몸은 젖은 스펀지가 되어 운동복이 몽땅 젖었다. 이 젖은 몸으로 10km를 더 가야한다. 바람이 왜 이리 없는 걸까?
하프 약12km 지점에 다다르자 걷거나 주저앉는 선수들이 생긴다. 나나영초는 걷지 말자라며 다짐을 한다. 힘들면 다짐해 봤자겠지만.
오늘 급수대가 1km 지점마다 설치되어 그나마 달리며 힘든 몸을 회복할 수 있었다. 일반적으론 5km마다 급수대를 설치한다. 나나영초는 1km마다 있는 급수대에서 물을 마시며 간다. 1km만 가면 급수대가 있다는 마음으로...
급수대에서는 아이스크림까지 준비를 했다. 과거 수많은 대회를 참여했으나 풀코스까지의 대회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어본 적이 없다. 더위로 뜨거워진 몸을 식혀준다.
벼가 익어가고 있다. 한쪽은 아쉽게도 쓰러져 있다.
사진을 앞사람만 찍을 수밖에 없다. 내 뒤에서 달리는 선수들도 찍고 싶었지만 초상권의 문제가 있어 어쩔 수 없다. 어영부영 물 마시며 이것 저것 집어 먹으며 사진 찍으며 달리다 보니 약 19km 지점까지 달려왔다.
이제 약 2km 남았다.
갈수록 다리는 천근만근 무거워 진다. 그래도 걷지말자라는 마음으로 달린다. 드디어 1km 정도 남았다. 하프코스는 21.0975km 다. 사진 찍으려는데 어떤 달리미가 달리다 말고 뒤 돌아와서 현재의 거리를 확인하고 있다. 내가 사진 찍는 것도 봤을텐데. 힘들어 죽겠는데 누구 눈치를 보겠나..
거의 골인점이다. 휴대폰을 들며 결승점을 찍으려 하고 있는 모습을 주최측에서 찍었다. 온 몸은 물로 젖어 있다. 물도 뿌려주는 재미난 대회다.
골인하며 결승점을 찍었다. 저 앞에서 나를 찍어준 사람은 누굴까? 주최측이겠지.
내가 결승점에 들어오자 함께 훈련했던 동료회원이 맞아주고 있다. 훈련과정에서 이 형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이 사진은 우리 클럽회원이 찍어 주었다.
함께 참여한 클럽 동료들과 함께 사진을 남겼다. 초상권을 물어보고 얼굴공개를 할 지 결정하려고 한다. 완주 메달은 수집하는 분에게 주었다. 과거 메달이 집 어디에선가 썩고 있다.
철원 관광정보센터 앞이다. 완주 후에 많은 달리미들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 찍으며 마라톤을 완주했다. 그래서 이렇게 포스팅 할 수 있어 좋다. 앞으로 대회마다 사진 찍으며 즐겨볼까? 나에게 기록은 의미 없으니까..
완주 후 쉬는 중이다. 늦었지만 쉬며 가방을 수령해 팔토시를 착용했다. 440초? 나40초, 나나영초? 염색해야겠다. 앉은 자세도 마음에 안든다. 허리와 어깨를 똑바로 피고 있어야 했는데..
완주 후 마끌리로 성공주를 한다. 나나영초는 사진을 찍었다. 오늘 함께 해준 회원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참가할 생각도 없었는데 함께 하자면 훈련도 같이 해 주었다.
하프코스 주로다. 1표시는 10km지점이고, 2표시는 20km지점 표시인가? 내 멋대로 상상해 본다.
완주 하니 하늘의 구름이 참 아름답게 보인다. 얼른 가을로 달려갈 것 같다.
12년 전 트라이애슬론 대회 참가를 마지막으로 공식대회에 참가하지 않았다. 핑계라면 현직당시 일 바쁘다는 것이었다. 이제 자유인이 되어 마라톤 하프코스를 본의 아니게 참가하고 완주하게 되니 기분이 새롭다. 나이도 먹었고 체력도 그때만 못하다. 그래서 기쁨이 배가 된 것 같다.
마라톤 풀코스로 신청 되었다면 아마 중간에 포기해 회수차를 탔을 것 같다. 다행히 하프로 신청된 것이 완주의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세상일은 어디서 변수가 생길지 알 수 없다. 그때 그때 최선을 다하며 살아야겠다.
*** 대회 홈페이지 => 제21회 철원DMZ 국제평화마라톤 (dmzrun.kr)